서두르지 않는 연습을 고양이에게 배운 아침

텐트 안에 남겨둔 마음


아침에 눈을 떴다.
집 안이 유난히 조용했다.
오늘은 입원하는 날이었고,
내일은 수술을 앞두고 있었다.
잠시 집을 비워야 하는 아침이었다.



거실로 나오다 발걸음을 멈췄다.
텐트 안에 온이와 흑미가 나란히 들어가 있었다.
꼭 붙어 있지는 않았지만
떨어질 생각도 없어 보이는 거리였다.
온이는 앞에, 흑미는 뒤에 있었다.
마치 이 자리가 오늘 아침의 자리라는 걸
이미 알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아직 아침이야. 조금 더 있다 가.”




아침 햇살이 텐트 천을 지나
두 고양이 얼굴 위로 조용히 내려앉았다.
빛도, 공기도
모두 조심스럽게 움직이는 시간 같았다.
온이는 한쪽 앞발을 살짝 내밀고 있었고
흑미는 그 등을 자연스럽게 받쳐주고 있었다.
서로에게 기대지 않아도
함께 있다는 사실만으로 충분해 보였다.

“우리는 여기 있을게. 다녀와.”



이 장면을 보고 있자
괜히 마음이 천천히 내려앉았다.
앞으로 한동안
이 아이들을 바로 보지 못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밥을 주고, 이름을 부르고,
아무 이유 없이 쓰다듬던 일상이
잠시 멈춘다는 사실이
이렇게 조용히 실감 났다.



온이와 흑미는
아무것도 모르는 얼굴로
그저 그 자리에 있었다.
그래서 더 오래 바라보게 됐다.
서두르지 않아도 괜찮다는 것,
곁에 있다는 사실은
말로 확인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


“우린 여기 있을게. 걱정 말고 잘 다녀와.”
잠시 집을 비워도
이 장면은 마음속에 남아
돌아올 자리를 만들어 줄 것 같았다.
오늘 아침은 그렇게
조용히 기억해 두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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