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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훈수의 왕 Mar 21. 2022

Emotion Insights 9 - 희망

희망이란 내일의 태양이 떠오르리라는 확신을 품은 채 밤새 솟아오를 아침놀을 기다리는 것 같은 감정이다. 


저에게 희망은 이렇듯 눈꺼풀을 밝혀 어둠에서 벗어나게 해주는 빛과 같이 느껴집니다.


리하르트 슈트라우스가 철학자인 니체의 저서 <자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에서 영감을 얻어 같은 제목의 교향시를 작곡하면서 떠올린 느낌도 비슷하지 않을까 생각되는데요, 후대의 많은 학자들이 이 책에 기록된 니체의 생각을 "초인이 외치는 영원한 긍적의 노래"라고 해석하곤 해서인지, 총 9곡으로 구성된 슈트라우스의 교향시는 희망을 보여주는 첫곡 "일출"로 시작합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Szdziw4tI9o




혼돈 (Chaos)을 질서(Cosmos)로 변환시켜 이 세상을 만들어낸다는 천지창조와 관련된 많은 전설들은 혼돈이란 우리가 볼 수 없는 어둠이며, 그렇게 구분 없이 뭉쳐있던 짙은 장막을 걷어 우리가 그 너머를 볼 수 있게 해주는 "빛"이 등장함으로써 혼돈을 넘어 진정한 세계의 질서가 시작되는 것으로 여기는 것 같습니다. 


이렇게 소중한 빛은 바로 모든 에너지의 근원인 태양을 상징하고 있는데요, 다시 말해서 매일 새롭게 떠오르는 태양은 혼돈으로 가라앉은 밤의 세상에 빠진 우리들을 또다시 새롭게 부활시키는 생명의 원천 같은 것이 아닐까요?

 
 그래서인지 슈트라우스는 이 멋진 팡파르로 시작되는 서곡의 첫 장면을 재미있게도 24개의 서양음악 조성 가운데 제일 첫 시작인 C장조로 작곡하고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으뜸음인 C와 G를 사용해 세상의 시작을 알리는 축포를 터뜨리는 거죠.


음악은 우리 귀로 듣기 힘든 매우 낮은 저음을 연주하는 오르간이 암시하는 혼돈(Caos)을 뚫고 곧 화려한 금관의 멋진 울림이 C, G, C의 기본 화음을 연주하며 질서가 부여되기 시작하고, 곧 모든 악기의 총주로 바뀌어 가며 희망을 통한 환희로 거대한 감정이 발현되는 광경을 연출해 내고 있습니다.




런던을 중심으로 활동하고 있는 젊은 예술가 애니 모리스는 자신의 인생 경험을 통해 예술적인 영감을 얻는다고 합니다. 이 예술가는 종종 다양한 기성품들을 결합하며 그것들이 함께 서로를 붙들고 있어야 한다는 일종의 강박관념을 표현하곤 했는데요,  


최근 작품인 조각 작품  <When A Happy Thing Falls>에 대해서 이렇게 설명하고 있습니다




"My sculptures are about holding onto something that's fallen, and to express the hope and defiance of life. “


"내 조각은 떨어진 것을 쥐고 있으려는 행위이며 그것은 삶에 있어서 희망과 도전을 표현하고 있다"


행복이 떨어져 나가는 것을 막기 위해선 그것을 꼭 쥐고 있어야 한다는 작가의 말을 곰곰이 생각해 보면, 

그렇다면 반대로 무엇인가를 놓치지 않고 소중하게 꼭 쥐고 있다면 그런 행동을 통해 우리가 쥐고 있는 그 무엇인가가 언젠가 우리에게 도움이 되어 줄 희망으로 발전한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 않을까요?


이 조각 작품의 이미지를 보고 있노라니, 작가의 생각과 유사한 느낌을 주는 드로잉 작품 한 점이 떠오릅니다. 이것 역시 희망을 그려낸 작품인데요


루이스 부르주와의 판화 작품인 <The papillon, the ray of hope - 나비, 희망의 빛>을 보시죠.






스스로를 "증오를 사랑으로 바꾼" 아티스트라고 부르고 있는 이 위대한 예술가는 개인적으로 겪은 많은 정신적 육체적 고통을 사랑과 희망으로 승화시키고 있는데, 위의 판화 작품은 자신의 노트에 스케치했던 아이디어를 이용해서 판화 작업을 한 작품이라고 합니다.


이 드로잉 작품은 무한히 긴 실들이 계속해서 이어지고 연결되는 작은 원을 계속해서 만들어 나가는 듯한 모습인데요, 서로의 인력으로 꼭 붙어 있으려는 애니 모리스의 조각 작품들과 흡사한 느낌을 만들어 냅니다.


작가가 적은 희망의 광선이란 글귀에서 세상을 밝히는 빛이 가진 특징인 끊어지지 않는 영원함이 새삼 눈에 들어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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