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 크리스토, 차이코프스키
아래의 이미지들이 여러분들에게 전해 주는 의미는 어떤 것인가요?
새로운 미래, 영원한 언약???
나를 위한 선물, 무엇인가를 소유하고 싶은 욕망???
궁극의 순간, 찰나의 황홀???
Warpping 된 이미지들은 우리에게 그 안에 무엇이 들어 있을까라는 궁금함을 유발하기도 하지만, 포장된 실체로서 그 자체의 이미지가 우리의 머릿속으로 많은 생각들을 흘려보내는 힘을 가지고 있는 듯 보입니다.
뭔가 신비롭고, 궁금해지고, 둘러싼 재료의 질감과 색에 의해 다양한 상상의 나래를 펼치게 되는 등 말이죠.
그렇다면 아래의 wrapping 된 이미지들을 보는 순간 여러분의 머리에는 어떤 생각들이 떠오르고 계신가요?
Christo and Jeanne-Claude <Surrounded Islands> Biscayne Bay, Greater Miami, Florida
Photo: Wolfgang Volz © 1983 Christo
마이애미 Biscayne Bay에 펼쳐진 핑크빛 wrapping은 작가의 말을 빌리자면
"Nothing~, Nothing~, Nothing~"이었던 마이애미의 바닷가에 신비로움과 황홀함을 선사하고 이를 통해 새롭게 예술도시로서 탈바꿈하게 되는 큰 계기를 선물하게 됩니다.
결국 마이애미를 위한 선물포장이었던 것인가요?
이 마이애미를 위한 거대한 선물포장은 위의 사진을 통해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것처럼 어마어마한 시간과 자원이 투입된 프로젝트였습니다.
프로젝트의 설명에 따르면 1983년 모두 11개의 섬을 warpping 하게 되는데, 여기에 들어간 floating pink woven polypropylene fabric는 총 603,870 제곱미터에 달한다고 합니다.
그리고 이 패브릭을 섬 주위에 고정시키기 위해 들어간 자재들과 노력도 어마어마한데요, 어찌 되었건 이 '핑크, 핑크' 한 프로젝트 덕택에 마이애미는 ART BASEL을 비롯해 다양한 아트페어들을 유치하며, 휴양지에서 즐기는 아트라는 새로운 콘셉트를 발전시킨 선두주자로 올라서게 되죠.
작가는 마이애미 프로젝트 <Surrounded Islands>를 끝내고 2년 후 파리로 건너가 또 다른 거대한 프로젝트에 뛰어들고 있습니다.
Christo and Jeanne-Claude <The Pont Neuf Wrapped, Paris, 1985>
Photo: Wolfgang Volz © 1985 Christo
파리에서 가장 오래된 다리인 Pont-Neuf를 황금빛 원단으로 멋지게 포장했습니다. ( 원단의 색상은 당연히 황금빛이 아닙니다. 태양광과 야간의 불빛에 비쳐서 그렇게 보이도록 한 것이죠)
과연 이 멋진 포장은, 오래된 그래서 어쩌면 그 명성에만 의존하고 있던 낡고 지쳐버린 파리에 새로운 생명의 숨결을 불러 넣어 주었을까요?
그건 정확하게 잘 모르겠지만, 어쨌건 2주 동안 펼쳐진 이 멋진 포장 프로젝트에 최소 300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운집했다고 아트 플랫폼인 'Artsy'는 발표하고 있습니다.
멋진 선물이 가져오는 환상과 사랑을 떠올리게 하는 음악을 떠올려보면 가장 먼저 차이코프스키의 <호두까기 인형>이 들어옵니다.
크리스마스를 배경으로 선물로 받은 인형과 함께 떠나는 환성적인 모험을 담은 이 발레 작품은 우리에게 사랑과 용기를 일깨워주는 아름다운 선율로 가득 차 있습니다.
가장 대표적인 "꽃의 왈츠"와 "사탕 요정의 춤"에서 차이코프스키의 멜로디가 전달해 주는 아름다운 희망을 느껴보시죠
https://www.youtube.com/watch?v=LKcZL8q1eBw
https://www.youtube.com/watch?v=Wz_f9B4pPtg
세상을 아름답게 포장하는 것,
너무 과도한 포장이 돼서 "공기를 샀더니 과자가 따라온다"라는 비아냥을 들어서야 안 되겠지만,
국립국어원 표준대사전의 설명처럼 포장이란 단어에는 '감싸다'는 약점을 감싸고 실수를 감싸주는 순기능도 분명히 있는 것 같습니다.
점점 양극화되고 대립이 심해지는 현재 우리 사회에도 이런 멋진 감싸는 프로젝트를 통해 서로의 실수와 약점을 덮고 가려주는 그런 예술이 등장하기를 기다려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