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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훈수의 왕 Jul 06. 2020

거울의 성과 그 안에 숨겨진 명품

Mirror - 본다는 행위와 그에 관한 인식

"The Invisible"


19세기 말 SF 작가인 H.G. Wells의 <투명인간>이 출간된 이래, 

존재하는 것이 보이지 않을 수 있다는 새로운 개념이 등장하기 시작합니다.


존재하는 데 보이지 않는 것은 어떤 느낌 또는 어떤 의미일까요?


이태리 명품 브랜드인 Bottega Veneta의 영민한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Daniel Lee의 상하이 Mrror 

POPUP Store는 우리에게 존재하는 데 보이지 않는 것에 대한 도발적인 질문을 던지고 있습니다.






영미 마케터들이 이야기하는 POPUP store의 존재 이유는 "Making Buzz"입니다.


Buzz란 캠브리지 영어사전에 의하면 "벌들이 만들어 내는 것처럼 낮은 하지만 지속적인 소리를 만들어 내는 것"이라고 설명되어 있습니다.


그렇다면 Daniel Lee의 이번 팝업 스토어는 정확하게 정곡을 찌른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일단 존재하는 데 보이지 않기 때문에 과도하게 반응을 하기도 힘들고, 그렇다고 존재가 없다고 무시할 수도 없는 그래서 많은 웅성거림이 생겨나고 있습니다.


2012년부터 보테가 베네타를 맡고 있는 이 영국 디자이너의 덕인지 요즘 들어 보테가 베네타에 관한 Buzz가 많아지고 있는 듯 보이네요.


보테가 베네타가 구찌에게 인수될 무렵, 한국의 제일모직에서는 비슷한 콘셉트를 가진 콜롬보를 인수해서 구찌의 전략을 벤치마킹할 것처럼 시도했었는데, 시간이 흐를수록 보테가 베네타와 콜롬보 사이에 점점 큰 간극이 발생하는 듯 보여 씁쓸해집니다.  




이 뉴스를 처음 접한 순간 머리에 떠오르는 이미지는 바로 DOUG AITKEN가 지난 2017년 캘리포니아에서 

선보인 프로젝트 <Mirage>였습니다.




주변의 풍경에 동화되는 듯한 이미지를 만들어 내고 있는 거울로 된 이 설치작품은 

이제는 스위스 등 새로운 풍경 속에 자리 잡으며

"본다는 행위와 그에 관한 인식"에 대한 새로운 장을 열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속은 감춰지고 주변을 비춰줄 뿐인 거울로 만들어진 이 오브제들이 가지고 있는 본질은 

무엇일까요?


Doug Aitken은 그의 작품들이 작품을 둘러싼 주변 환경에 대한 

관심과 시선을 증폭시켜 주기를 바란 것 같은데 오히려 존재하는 대상에 대한 인식이 있음에도, 

시각적인 인지를 할 수 없다는 이 수수께끼 같은 환영이 

우리의 숨은 욕구를 더 자극하는 것 같기도 합니다.


주변을 비춰줄수록 반사되는 이미지가 아니라, 

점점 반사하는 그 물체의 내부에 무엇이 있는지 알고 싶은

호기심이 커져 가는 건 저만의 생각인가요?


최소한 보테가 베네타의 Daniel Lee게는 

이런 생각을 가진 사람이 자신만은 아닐 것이라는 확신이  충분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저를 포함한 많은 사람들이 그의 POPUP 스토어 안을 궁금해하고 있을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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