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시대를 대표하는 위대한 건축가 프랑크 게리가 루이비통의 새로운 향수 시리즈의 용기 디자인을 했다는 사실이 건축과 럭셔리 브랜드 관련 잡지들의 지면을 채우고 있습니다.
프랑크 게리라고 하면 아마도 많은 분들이 빌바오 구겐하임 뮤지움을 가장 먼저 떠올리실 것 같은데요
건축물 하나가 도시의 위상과 역사를 확 바꿔버린 기념비적인 사건이었죠.
곡선을 중심으로 한 추상적인 조형미가 아주 뛰어난데, 이 빌바오 프로젝트 이외에도 프랑크 게리가 디자인한 뛰어난 건축물은 열거하기 힘들 정도로 많은 편입니다.
LA에 위치한 월트 디즈니 콘서트 홀이라던지,
파리의 루이뷔통 파운데이션 빌딩 등도 그의 대표적인 건축물인데요,
루이뷔통 파운데이션 빌딩으로 맺은 인연 때문일까요? 디자이너가 아닌 건축가가 명품 브랜드의 향수 용기를 디자인하게 되었습니다.
프랑크 게리의 디자인은 상단부의 알루미늄 조형물로 되어 있는 뚜껑이 아주 개성적인데요
찾아보니 프랑크 게리가 이런 용기를 디자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었습니다.
코냑으로 유명한 프랑스 주류업체 헤네시가 150주년 기념상품을 출시하는데 프랑크 게리가 술병 디자인을 했다고 하네요
금박 종이를 세공한 듯한 형태로 되어있는 이 150주년 기념 코냑병은 용기 디자인도 멋있지만 병을 담고 있는 케이스의 디자인이 아주 독특합니다. 우리가 흔히 골판지라고 부르는 카드 보드지를 겹쳐서 병 모양을 따내고 그 안에 술병을 담고 있는데, 사실 프랑크 게리는 이 카드 보드지를 이용한 멋진 의자를 디자인하기도 했었죠.
현재도 스위스 가구 브랜드인 Vitra를 통해 출시되고 있는 Wiggle Side 체어와
Little Beaver 안락의자와 오토만 세트입니다.
이 Little Beaver를 생각하면 아주 안 좋은 기억이 자꾸 떠오르는데,
청주에 있는 국립현대미술관 수장고에 가면 프랑크 게리의 이 역사적인 의자 디자인을 카피한 나무 조각이 수장고 1층에 외부를 향해 전시되어 있는 것을 볼 수 있는데,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미술작품을 모아놓았다는 국립미술관의 아트뱅크에서 이런 코디미 같은 일이 벌어지고 있다는 것을 생각하면 답답하기 짝이 없습니다.
카드 보드지를 자른 단면의 표면 질감이 이 의자 디자인의 특징 중에 하나인데 이런 느낌까지 고스란히 복제해 내고 있는 전시 작품(??)을 보고 어이가 없었습니다.
사실 프랑크 게리는 조각에도 많은 열정을 쏟아붓고 있는데, 그의 건축이 독특한 조형미를 갖추게 된 것도 다 이유가 있었던 것이죠.
건축인지 대형 조각인지 구분이 가질 않습니다.
그의 건축양식에서 보이는 것과 같이 유선형의 형태와 종이 또는 얇은 철판을 휘고 구부려 환상적인 모양을 구현해내고 있습니다. 물고기의 비늘 형상이 아주 독특합니다.
건축에서 디자인과 아트까지 명품 브랜드 루이비통이 사랑해 마지않는 이 거장이 가진 상상력의 끝은 어디까지 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