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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iden Aug 12. 2024

좋은 UX의 기준은 어디일까?

답은 사용자에게 있습니다, 누군가의 머릿속이 아니고요

한 번은 자칭 UX디자이너와 대화를 하는데 한 서비스를 특정해 너무 노후되고 최신의 UX에 따라오지 못하는 한계가 있어 답답하다는 말을 했다. 그러면서 꼽은 문제는 다음과 같았다.


1. 전체적으로 노후화된 UI스타일과 작은 폰트 사용으로 시인성이 낮음

2. 한 화면에서 처리해야 할 정보가 많아 서비스의 직관성이 떨어짐

3. 올드한 대시보드 형태의 아이콘 배열로 사용자의 시선을 혼동시킴


여과 없이 내용을 들어보면 그럴싸한 이야기라 딱히 부정할 이유는 없어 보이는 항목들이다. 다만, 사용자가 일반 고객이 아니라 전문성을 가지고 있는 계층임을 간과하지 않았더라면 말이다.


저 화자를 '자칭 UX디자이너'라 칭한 이유는 바로 위의 이유 때문이다. User eXperience Designer인데, 정작 이 'user'를 간과한다는 게 말이 되나?


곰곰이 생각해 보면 일반 대중이 사용하는 UX Trends와는 거리가 멀어 보이지만 그럼에도 훌륭한 UX로 평가받는 서비스들은 종종 존재한다. 극단적인 예를 들자면 의료기기나 군사무기처럼 액션에 대한 피드백이 명확하고 극단적인 간결함을 기반한 사용성을 담보해야 하는 경우들이 그렇다.


심장제세동기AED UI, 터치 형태로 만들어도 될 텐데 왜 물리 버튼으로 만들었을까?*

*사실 터치 UI로 구성된 제세동기가 아예 없는 건 아니지만 신뢰성의 이유로 널리 확산되지는 못하고 있다.


전문성을 가진 사용자 계층의 대부분은 해당 시장 industry에서 자리고 학습되어 온 시장의 관성이란 게 분명 존재한다. 하다못해 단순 쇼핑몰을 운영하는 경우를 보더라도 해당 상품관리 UI를 언뜻 보면 일반인의 시각에서는 굉장히 비합리적이고 복잡하게 구성된 듯 하지만 신기하게도 그들은 매우 잘 사용하곤 한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위에서 꼽은 문제들은 실제로 다음과 같이 반박이 가능했다.


1. 전체적으로 노후화된 UI스타일과 작은 폰트 사용으로 시인성이 낮음

> 한 번에 대량의 정보를 관찰하고 컨트롤해야 하는 타깃의 사용 시나리오  때문에 제한된 공간 안에 많은 정보를 표시해야 하고, 오작동시 관리 리스크의 상승으로 이어져 UI가 명확히 콘텐츠와 구분되는 다소 올드한 스타일의 UI를 선호할 수밖에 없다. (최신의 일반적인 UI는 컨텐츠와 UI Component가 병합되는 일종의 Neutral UI를 지향하는 추세다)


2. 한 화면에서 처리해야 할 정보가 많아 서비스의 직관성이 떨어짐

> 핵심 서비스 사용자의 타깃 분석결과 메인 디바이스를 PC를 선호하는 성향이 짙고, 여러 화면을 오가면서 컨트롤하기보다는 화면의 이탈 없이 여러 조작요소를 컨트롤해야 하는 사용성을 더욱 중시하는 경향이 강하다.


3. 올드한 대시보드 형태의 아이콘 배열로 사용자의 시선을 혼동시킴

> 핵심 사용자들을 대상으로 한 시장 조사 결과 서비스 내부 데이터를 열람할 수 없는 사용자를 대상으로 하기에 해당 사용자가 요구하는 일정한 효과를 충족시키기 위한 매개물로 아이콘 형태에 대한 서비스/상품 소개를 선호하는 성향이 짙다.



만약 이렇다면 과연 억지로 최신의 UX trends에 맞춰서 서비스를 개편하는 편이 옳을까? 나는 굉장히 위험한 접근이라고 생각한다.


어디까지나 UX는 이용하는 고객을 중심으로 사고하고 설계하여야만 직관성과 사용성이 담보되는 좋은 UX가 될 수 있는데, 최신의 UX Trends라는 기준점도 모호한 주장하는 이의 머릿속에만 존재하는 주관을 들고 이를 가이드라인으로 삼겠다고 하면 대체 사용자 User는 어디에 있는 걸까?


난 이런 주장을 펼치는 이들은 UX 디자이너로 자칭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어설프게 사용자를 계도하려는 자만은 진짜 UX를 하는 분들께 실례다. 자기 머릿속의 판타지를 주장하고 싶다면 Public Arts를 하지 말고 Fine Arts를 해라.


명심해라, UX는 사용자와의 개연성, 그 맥락이 명확해야만 효용가치가 생기는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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