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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iden Nov 28. 2022

포트폴리오 언제까지 만들면 좋을까요?

세상에서 제일 싫은 말, ASAP

수업을 하다 보면 종종 학생들에게 이런 질문을 받습니다.


포폴은 언제까지 완료하는 게
취업에 좋을까요?


이건 뭔 하나마나한 질문인가 싶지만 몰라서 묻는 건 잘못된 건 아니니 전 늘 친절하게 답변해 줍니다.

ASAP(As Soon As Possible), 최대한 빨리 하라 이거죠. 가뜩이나 요즘처럼 불경기로 기업들이 취업문을 좁혀가고 있을 때에는 더더욱이요.


제가 권고하는 포트폴리오의 프로젝트는 UX 디자이너 지원자 기준, UX 프로젝트라고 불릴만한 것이 최소 2~3개, 그리고 뒤에는 퀄리티가 되는 작품이 있다면 디자이너로서의 나를 표현할 수 있는 그래픽 디자인 결과물이나 타이포, 편집 결과물들을 순차로 넣을 수는 있을 겁니다.


왜 하필 2~3개냐? 옛말에 삼인성호(三人成虎)라는 말이 있습니다. 세명의 사람이 호랑이를 봤다고 거짓말하면 실제로 없는 호랑이도 있는 것처럼 된다는 그런 의미인데요.

셋이서 거짓말한다면 큰 개도 사자로 속일 수 있습니다, 아마도


저는 포폴에 프로젝트를 담을 때도 약간 비슷한 원리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만약에 잘 만들어진 UX 포폴 하나만 들어있고, 나머지는 그래픽이나 다른 것들이라고 생각해 봅시다. 그럼 평가관은 의심을 할지 몰라요.


이건 제 실력이 아닐 거야,
학원에서 찍어내듯 만든 게 아닐까?


그러기 위해서 전 못해도 2개 이상의 프로젝트를 담으라고 권해줍니다. 각 프로젝트에서 전개하는 지원자의 논리와 생각을 읽으면서 평가관은 그래도 스스로 고민한 흔적이 있다고 생각할 여지가 늘어나니까 말이에요. 그래서 가급적 2개 이상을 담으라고는 하지만... 때론 지나치게 신중한 친구에게 이런 말을 해주기도 합니다.


"제대로 된 UX 플젝 하나만 끝나도 일단 포폴 집이란 건 만들어 둬, 언제고 지원할 TO가 열릴지는 모르는 거니까, 대신 그 뒤에도 또 열심히 만들고 하면서 완성되는 플젝이 있다면 포폴 집에 그때 추가하면 되잖아?" 상당히 이율배반적인 이야기이기도 할 겁니다.



삼인성호라 해놓고 이제 와서 하나라도 되면 포폴 집을 일단 만들라니.

친구들의 마음을 이해 못 하는 건 아닙니다. 취업이 힘들 수로 포트폴리오에 만전을 기해 좋은 기업에 가고 싶은 마음이야 굴뚝같겠죠. 그런데 본인이 납득할 수준이란 게 대체 어디까지를 말할 수 있을까요? 

여러분은 지금 순간에도 성장하고 있을 겁니다. 그러다 보면 몇 달 전에 만든 프로젝트는 지금 와서 보면 아쉬움 투성이일 수밖에 없습니다. 그걸 다시 만족할 때까지 뜯어고친다면? 또다시 몇 달 뒤에는 만족하고 있을까요?


간혹 본인 스스로 납득할 수준까지 포폴이 되어야만 제출하려는 친구들이 종종 있습니다만, 저는 결코 좋은 선택은 아니라고 이야기해주고 싶어요.

실무에서도 종종 같은 상황 때문에 조직에 문제가 오는 경우들이 있는데, 과연 'UX고민의 깊이를 어디까지 해야 하는가?'라는 부분에서 충돌이 발생합니다. 사용자는 이해하면 할수록 더 많은 것들을 고려해야 하고 더 많은 것들을 해줘야 하는데 대체 어디까지가 타당한 선일 까요? 우린 이런 상황을 제어하기 위해 시간이라는 변수를 설정하게 됩니다.


실무에서의 시간의 변수는 데드라인이지만 여러분의 취업은 어떤 것이 시간의 변수가 될 수 있을까요? 무한정 시간을 들이면 완벽한 포폴로 정말 좋은 기업에 갈 수 있을까요?

그럴 땐 이 글도 한번 읽어보세요


저는 결단코 그런 접근은 좋지 못한 결말을 맞이하기 쉽다고 말씀드릴 수 있을 거 같아요.


요즘 같이 경제가 힘들어질 땐 기업에서도 자금 확보가 어려운 일이기에 가장 손쉬운 인력 조정이나 신규채용 축소로 이어지게 마련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언제일지도 모르는 나 스스로 만족을 기준으로 포트폴리오를 달린다는 건 자살행위나 마찬가지입니다. 당분간은 일자리는 없어졌으면 없어졌지 늘어나지는 않을 테니까요.


그러니 적어도 하나라도 프로젝트가 완성되면 일단 포트폴리오 집을 완성해둔 뒤 공고가 나면 수시로 지원하는 동안에 병행해서 다른 프로젝트를 추가로 제작을 진행하도록 하세요. 저처럼 인간의 성악설을 믿지 않는 선한 평가관이 의심보다는 가능성으로 여러분을 평가하고 뽑아질지도 모르는 일이니까요.

하지만 이런 가능성은 적어도 여러분이 제출할만한 포폴 집을 들고 있는 것과 아닌 것에서 0%와 단 1%가 되더라도 차이가 날 수밖에 없습니다.


적어도 부족하나마 스타트라인에 설 준비는 해둔 상태로 신호가 오면 뛸 수 있게 준비는 해둡시다. 그러다 신호가 오지 않으면 준비를 더 하면 되는 거니까요.

명심하세요, 여러분이 만족할 수준의 포트폴리오는 10년이 지나도 완성되지 않습니다.





다음 글은, 아니 UX고민하는게 왜 나빠?

실무에서 막연한 UX 고민으로 파국으로 치닫는 경우를 들고 와볼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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