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리함의 끝은 불편함

by 혼잣말 수다쟁이

아침에 일어나 따뜻한 물을 한 잔 마시고

5월에 걸맞은 가벼운 차림으로 문을 나선다.


아파트 뒤에 위치한 도림천을 길 따라 걸어본다.

도림천 자락 어딘가에 연결된 보라매공원은 국제정원박람회로 제법 화사해졌다.

그리고 보라매공원으로 향하는 길목들은 사람들이 쉬어가기 좋게 변신했다.


활짝 핀 나팔꽃과 아직은 연둣빛을 띈 새 나뭇잎들을 구경하며 기분 좋게 걷다 보면,

새롭게 마련된 벤치 주변으로 널브러진 쓰레기들이 보인다.


어쩌다 하나가 아닌,

열의 아홉은 쓰레기가 마치 벤치 각각의 이름표처럼 붙어있다.


오며 가며 봄바람을 느끼라고,

사랑하는 사람과 같은 곳을 보며 도란도란하라고,

작은 네 발로 열심히 걸었을 반려견을 쉬게 하라고,


그렇게 만들어졌을 편리한 벤치가

어째서 누군가는 또 불편함을 느끼며 매일같이 쓰레기를 치워야 하는 일이 되었을까.


아, 쓰레기를 이곳에 버리는 것 또한, 그 사람에겐 편리함이었을까?

아니면 바보같이 도망가지 못한 벤치가 바보인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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