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감되지 않는 서민들
국민소득 3만 달러
지난해 대한민국 1인당 국민 총소득(GNI)이 3만 달러를 돌파하였다.
이는 2만 달러의 문턱을 넘어선지 약 12년 만이다.
2006년 2만 달러 시대 이후 우리는 지독한 금융위기를 겪은 영향으로 다른 국가에 비해서는 꽤 느린 편에 속한다.
보통 3만 달러를 넘어서면 선진국의 관문을 통과한 것이라 평가하기도 한다.
인구 5천만명 이상 국민소득 3만 달러 이상의 국가가 가입하는 30-50 클럽에도 세계에서 7번째로 들게 되었다.
국민 총소득이 올라갔다는 것은 좋은 일이라고 볼 수 있지만 실질적인 내부 사항은 축배를 들 상황은 아니다.
우리 경제가 훨씬 좋아졌는가라 하면 체감도 잘되지 않고 오히려 더 힘들다는 의견이 꽤 많다.
왜 실질적으로 체감이 되지 않을까?
이 통계에는 가계뿐 아니라 기업과 정부의 소득이 모두 포함되어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이 중에 가계가 차지하는 비중은 계속 줄어드는 상황이다.
그리고 2017년의 환율 대비 작년에 하락한 부분(원화 가치 상승)도 3만 달러를 넘어선 것에 큰 영향을 준 것이기에 실제 개인들의 삶의 질에 긍정적인 효과가 있다고 말하기는 어려울 듯하다.
환율의 영향?
그렇다면 환율이 이번 3만 달러 돌파에 1등 공신이라는데 왜 그럴까?
예를 들어 환율이 1달러에 1,200원인데 1,100원으로 떨어졌다면 원화 가치가 상승한 것이다.
다시 말해 1,200원을 갖고 있었는데 환율이 1,100원으로 떨어지면 100원어치의 달러를 더 살 수 있지 않은가.
결국 100원 하락한 환율의 상황에서 소득을 달러로 환산하게 되면 100원어치의 달러를 더 벌게 된 셈이 된다.
그래서 작년에 하락했던 달러 환율 기준으로 소득이 올라간 것처럼 보이게 되는 것이다.
2-3년 전에는 실질 국민총소득 증가율이 국민총생산 증가율을 넘어선 상태였는데 작년엔 1%를 기록하며 역전이 되었다.
이는 성장이 더딘 와중에 실질 소득마저도 더 적어졌다는 의미이다. 성장률은 6년 만에 최저를 기록했다.
더불어 양극화도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는 것을 보면 결국 서민들의 삶이 좋아졌다고는 말할 수 없을 것 같다.
실제로 가끔 만나시는 분들 중에 최근 경제가 IMF 사태 상황보다도 힘들게 느껴진다고 말씀하시는 분들을 꽤 보았다.
물론 각자 상황에 따라 다르겠지만 확실히 국민총소득 상승의 체감을 못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실제로 작년 말부터는 어려운 상황에 대한 문의 건수가 상당수 늘어났다.
가구 월평균 소득 증감률을 보면 저소득층의 평균 소득은 약 18% 가까이 하락하였고 고소득층의 평균 소득은 10%가량 증가하였다고 한다. 못 버는 사람은 더 못 벌게 되고 잘 버는 사람은 더 잘 벌게 되는 양극화가 갈수록 심해지는 것이다. 평균이 더 이상 평균이 아닌 시대가 되는 듯하다.
경제 상황이 대부분에게 비슷한 영향을 끼치기는 하지만, 누군가는 지금이 최악이라고 말하고 다른 누군가는 지금이 가장 돈 벌기 좋은 시대라고 말하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