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서평] 라이프 임파서블

< UFO의 바닷 속 버전? >

by 밀밭여우


<작가 소개>


매트 헤이그 (Matt Haig, 1975년 7월 3일 ~ 현존)

영국의 소설가이자 저널리스트이다.

어린이와 성인을 위한 픽션과 논픽션을 모두 썼으며, 종종 사변적 픽션 장르의 작품을 썼다.

《휴먼》(The Humans), 《영국의 마지막 가족》(The Last Family in England), 《래들리 가족》(The Radleys), 《미드나잇 라이브러리》(The Midnight Library) 등의 작품이 있으며, 어린이와 청소년을 위한 책도 썼다. 그의 작품은 세계 30개 언어로 번역되었다.

(출처:위키백과)




< 책을 읽기 전에 >


지난 연말에 친구로부터 새해 선물로 받은 책 [라이프 임파서블].

솔직히 처음엔 너무 직관적인 제목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라이프 임파서블 = 불가능한 생명체)


너무 딱딱하지 않은가.

그런데 읽다보니 기대 이상으로 재미있었다. ^^*

역시 내 친구의 안목을 잠시 의심했던 내 자신이 부끄러웠다. ㅠ.ㅠ



< 책 소개 >


스물두 살의 청년 '모리스'가 우연한 계기로 고등학교 시절 수학 선생님이었던

그레이스 윈터스에게 이메일로 안부 편지를 보냈고,

지금은 은퇴한 일흔두 살의 '그레이스'는 모리스에게 답장으로

자신의 놀라운 경험담을 들려주는 편지글 형식이지만

읽다보면 장대한 내용에 편지라는 형식은 잊혀지고 이야기에 몰입되는 판타지 소설이다.


아들이 어렸을 때 교통 사고로 죽은 뒤 삶이 무너졌던 그레이스가 4년 전 남편마저 세상을 떠난 뒤

삶의 의미와 목적을 완전히 잃고 죽음과 같은 시간을 그저 흘려보내고 있을 때 한 통의 낯선 편지를 받는다.

'크리스티나'.

한 때 같은 학교에서 동료 교사로 일했던 그녀가 뜬금없이 스페인 이비사 섬에 있는 자신의 집을

그레이스에게 유산으로 남겨준다는 내용이었다.


말이 안되는 제안이었지만 경제적으로도 곤란을 겪고 있었고

자신의 삶에서 더이상 잃을 것이 없다고 생각한 그녀는

크리스티나의 갑작스러운 죽음의 이유도 궁금했고

자신에게 집을 남긴 이유도 알고 싶어서 자신이 살던 영국에서 낯선 스페인으로 날라간다.


마치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가 하얀 토끼를 따라 토끼굴로 들어갔다가 낯선 세상에 발을 들여놓듯이

크리스티나는 스페인 이비사 섬에서 남들이 믿지 못할 신비한 경험을 하게 된다.


한마디로 UFO(Unidentified Flying Object : 미확인 비행물체)가 하늘을 날라 다니던 옛 시절은 뒤로 하고 이제는 지중해 바다 속 깊은 곳에서 달이 뜨지 않는 밤에만 빛을 발하는 '라 프레센시아'로 돌아온 것이다.



'라 프레센시아'는 생명을 보호하는 힘으로 '살라키아'라고 부르는 행성에서 왔다.

살라키아는 로마 신화에 나오는 바다의 여신 이름이다.

라 프레센시아가 바다에 떨어진 이유는 바다가 생명의 보고이기 때문이다.

(p470 참고)



< 특별히 인상 깊은 작가의 센스 >



이 페이지의 소제목은 (현재 알베르토의 머릿속에 있는 모든 기발한 아이디어)다.

그리고 텅 비어있다.


바로 전 페이지에서

알베르토가 "걱정마라, 우린 할 수 있어. 내게 기발한 아이디어가 있다."

라고 딸의 걱정을 안심시키는 대화에서 나온 얘기다.


텅 빈 페이지로

그의 모든 기발한 아이디어란 실상 아무 것도 없단 뜻을 표현했다.

너무 재미있는 센스 아닌가~ㅋㅋ



< 읽고 나서 느낀 점 >


이비사 섬의 자연을 파괴하고 경제적 개발만을 우선시하는 인간과

지구의 생명을 구하기 위해 외계에서 온 '라 프레센시아'의 힘을 빌어

개발을 막고자 하는 사람 사이의 밀고 당기는 기(氣) 싸움은

뒤로 갈수록 권선징악의 형태로 마무리되느라 살짝 흥미진진한 힘이 빠지긴 했다.


그렇지만 수학 교사였던 크리스티나의 경험담은 매우 논리적이고 설득력이 있어서

'라 프레센시아'가 정말로 존재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UFO처럼.


특히 0,1,1,2,3,5,8,13,21...처럼 앞의 두 숫자를 합하면 뒤의 숫자가 나오는 '피보나치 수열'이

실제로 자연에서 꽃잎의 배열이나 나뭇가지의 갈라짐 등 생물의 번식을 설명하는데 쓰인다는 사실과

그 패턴만큼이나 우리가 이 세상을 패턴에 갇힌 채로 바라보기 때문에 외계 생명체의 존재를

믿지 않지만 실상은 그 패턴이 무한으로 확장되는 것임을 상기시킨다.



"갈릴레오는 자연이라는 책을 적어나간 언어가 수학이라고 했어요.

우린 그 책 안에 갇혀 있고요.

우린 그 언어의 단어들이죠.

그러니까 우리가 몸담고 있는 곳, 또한 우리에게 익슥한 것을 읽고 이해하고 감탄하기는 어려워요.

사방에 패턴이 있거든요."


난 그 말을 곰곰이 생각했다.

자연에서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수학적 요소들, 소용돌이와 솔방울에서 발견되는 피보나치 나선,

우리의 혈관은 여러 갈래로 뻗어나가는 번개와 나뭇가지처럼 프렉털 형태다.

(프렉털 이론 : 자기 유사성을 갖는 기하학 구조로 어떤 도형의 작은 일부를 확대했을 때 그 도형의 전체 모습이 반복되는 것)


우주의 구조는 프랙털로 짜여졌고 우리도 그렇다.

우주에는 우리만 홀로 있는 것이 아니며, 지구에도 우리만 홀로 있는 것이 아니다.

우린 단지 서로 연결되었을 뿐 아니라 모든 것과 연결되었다.

(p485~486 참고)



< 추천 이유 >


스페인 이비사 섬과 소설 속에서 개발의 핵심지로 나오는 바위 섬 에스 베드라 또한 실제로 존재하는 곳이며 소설 속 내용처럼 클럽과 파티로 광란의 시간을 즐길 수 있는 장소로 세계 유명인들이 방문하는 곳이라고 한다.


문득 두바이의 팜 주메라와 사우디 아라비아의 네옴시티 프로젝트가 떠올랐다.

인간의 한계를 시험하듯 자연을 인공 도시로 개발하는 지구인들.

과연 언제까지 지속할 수 있을지,멸망의 길을 자초하는건 아닌지 새삼 궁금해질 때

라이프 임파서블이 그 답의 힌트를 줄지도 모른다는 희망을 가져본다.





제 목 : 라이프 임파서블

저 자 : 매트 헤이그

출 판 : 인플루엔셜

발 행 : 2024.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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