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넷플 영화 추천 : 기차의 꿈 >
어린 시절 고아로 자랐던 한 남자가 성인이 되어 벌목꾼으로 일하며
특별한 꿈이나 희망 같은 건 생각해 본 적 없이 그저 덤덤한 하루하루를 살아갑니다.
벌목 시기에만 뜨내기 일꾼들이 모여 몇 달을 가족 아닌 가족처럼 지내다가
또 뿔뿔이 흩어지는 삶이니 딱히 마음을 나눌 친구도 없습니다.
숲에서 지내며 누군가 나무 밑에 깔려 죽기도 하고
또 누군가는 낯선 이들의 폭행으로 죽기도 하지만
그 모든 일에 그저 이방인처럼 침묵하며 지냅니다.
그러다 우연히 사촌을 따라갔던 교회에서 한 여자를 만나 서로의 이름을 나눕니다.
남자는 로버트, 여자는 글래디스.
두 사람은 부부의 연을 맺고 숲속 어딘가에 자신들만의 집을 짓고 가정을 이루어,
로버트는 마침내 살아가야 할 이유와 희망이란 게 생깁니다.
그의 무표정했던 얼굴에 처음으로 희미하게나마 행복이란 게 보이거든요.
하지만 벌목 시기가 되면 로버트는 어쩔 수 없이 집을 떠나야 합니다.
저는 여기에서 의문이 들더군요.
아무리 배운 게 벌목일뿐이라고는 하지만 가정을 꾸리고 가족과 함께 지내고 싶다면
집 근처에서 할 수 있는 다른 직업을 새롭게 찾을 수도 있을 텐데
왜 굳이 벌목 일을 하러 먼 길을 몇 달씩 떠나야만 하는지...
이런 것도 하나의 심리적 관성일까요?
변화가 두려워 기존에 하던 일을 계속해야만 안정감을 느끼는...?
미국이 새롭게 변화되던 20세기 초엔 일자리가 그만큼 없었던 걸까요?
아니면 가족의 생계를 위한 돈을 더 많이 벌고 싶은 욕망 때문일까요?
두 사람 사이엔 이미 예쁜 아기도 태어났는데 말이죠.
그래서 아내, 글래디스는 말합니다.
벌목장에 같이 가서 자신도 함께 일하겠다고...
하지만 로버트는 너무 위험한 선택이라고 거절합니다.
그리곤 혼자서 집을 떠나죠.
몇 달 후 집으로 돌아온 로버트 눈앞에 거대한 산불이 자신의 집을 휩쓸고 간 모습만 남아 있습니다.
흔적 없이 사라진 아내와 딸을 기다리며, 어쩌면 불길을 헤치고 어딘가에 살아 있을지도 모른다는 희망을
끌어 안은 채 잿더미가 된 집터를 벗어나지 못합니다.
가끔씩 가족의 환영을 보기도 할 만큼 간절한 그리움과 상실감, 뼈속을 파고드는 외로움이
로버트의 얼굴에 그대로 나타납니다.
이 영화는 배우의 표정 연기, 배경, 너무 잔잔해서 소리조차 느껴지지 않는 음악에 집중할 필요가 있습니다.
평소 스포일러를 극혐하는 제가 이렇게 내용을 줄줄이 얘기하는 이유는
내용 자체가 무척 단순하고 내용만 아는 건 아무 의미가 없기 때문입니다.
마치 우리의 일상을 들여다보는 것처럼 특별할 게 없으니까요.
그럼에도 이 영화를 추천하는 이유는,
이 영화를 보면서 몇 달 전에 읽었던 존 윌리엄스의 소설 [스토너]가 떠올랐고
그보다 더 오래전에 보았던 영화 [퍼펙트 데이즈]가 떠올랐거든요.
주변의 시선 상관없이 자신만의 My Way로 일관하는 남자들...ㅎㅎ
그들의 방식이 한 편으론 답답하고 또 한 편으론 부럽기도 한 게 곧 인생이 아닐까 싶습니다.
이 영화를 보고 나서 다시 한번 깨달은 점은,
가족이 함께 해야 할 시간, 내가 행복해야 할 시간은 예약이 되지 않는다는 사실입니다.
바로 지금 이 순간만이 가능한 일이니까요.
그런데 왜 굳이 제목이 [기차의 꿈]인지...영화를 다 보고 나서도 모르겠더라고요.
아시는 분, 알려주세요~~~pl
제목 : 기차의 꿈
감독 : 클린트 벤틀리
출시일 : 2025.11.21.
등급 : 15세 이상 관람가
장르 : 드라마
국가 : 미국
러닝타임 : 103분
채널 : NETFLI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