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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다영 Mar 26. 2016

새벽 2시에 쓰는,
갑자기 너무 솔직한 고백

우울함. 솔직함. 글 뒤죽박죽. 주의해주세요!


 청춘이라는 거, 그 자체로 빛나고 눈부신 거라는 말을 참 많이 들었어요. 그런데, 전 잘 몰랐어요. 청춘이 그 자체로 빛난다는 걸요. 지금까지 쭉. 인생에서 가장 청춘이라고들 하는 나이에, 많이 모르고 살았습니다.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가장 큰 이유는 우선 생각이 너무 많아요. 쓸데없는 생각들이요. 제가 그렇습니다. 말 한마디도, 작은 행동 하나에도 생각을 과하게 많이 하고 신경을 많이 쓰는 편이라, 사람들이 그저 쉽게 넘길 작은 일 하나에도 과하게 상처받고 그 일을 아주 크게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 작은 일 하나에 많이 힘들어해요. 꾸준히 생각하고 후회하면서.


 그래서 전 정말 솔직하지 못한 편이에요. 상대방도 저처럼 말 한마디에 상처받을까 봐요. 대부분 좋게 말하려고 해요. 제가 기분이 나쁘거나 슬플 때도 거의 좋은 쪽으로 말하는 편이고요. 그리고 혼자 그 일로 굉장히 힘들어해요. 참 답답하죠.


 그렇다고 거짓말을 하는 건 아니고요. 그런 게 있는 거 같아요. 요즘도 그런데, 브런치에 글을 쓰면서 글을 정말 잘 쓰시는 많은 작가님들의 글을 읽고 나면, 감동해서 댓글을 쓰면서요. 다른 분들에 비해 저 혼자만 너무 과한 느낌이 들었어요. 제가. 왜 그럴까? 생각을 해보니, 다른 분들도 저처럼 말 한마디에 상처받으실까 봐, 열심히 쓴 글인데 제가 한 말 때문에 힘이 빠지실까 봐 그랬던 거 같아요. 그리고, 착하고 좋은 사람으로 보여야 한다는 강박관념도 있는 거 같아요. 원래가 그렇지 못한 사람이라 그런 걸까요? 말을 너무 꾸며서 하는 느낌을 받았어요, 제가 저한테. 제가 하는 말들, 이상해 보이는 건 아닐지 또 걱정했네요. 작가님들의 글을 읽고 감탄해서 했던 말은 모두 다 완전한 진심이었는데도요.


 평소에도 좋고 고마운 사람에게는 그 진심을 다 표현하려고 하는 편이거든요. 가족이나 친구들이나, 지인들에 게도요. 그런데도 저를 보니까 좀 너무 혼자 과하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거짓말이 아니라 다 진심으로 했던 말이었는데도 말이죠.


 그런데 정말 솔직하지도 못하고, 언제나 혼자 끙끙 앓고, 답답한 스타일인 저는, 그래서 항상 혼자 세상에서 제일 힘들고, 고민, 어려움 등을 다 가지고 살아왔네요. 그래서 청춘이라고 하는 게 없었던 거 같아요. 세상 어려움과 고민은 혼자 다 짊어지고 왔으니까요. 생각도 너무 과하게 많아서 언제나 힘들었고요. 생각, 고민, 어려움... 그냥 아프고 힘들고 그런 건, 전 지금까지 이만큼 살면서 너무 과하게 가졌던 거 같아요. 그래서 너무 힘들었나 봐요. 음


 항상, 어릴 때부터, 언제나 과하게 생각이 많았고, 그래서 힘들었고, 그 과한 생각을 보이지 않기 위해 노력했고, 그래서 또 힘들었고, 사람들에게 저라는 사람을 보이는 것에 대한 두려움도 너무나 컸네요. 항상 들어오던 말이 "넌 정말 순수해."라는 말이었는데 그 속의 저는 언제나 혼자서 힘든 일을 만들어내서라도 힘들어하는 사람이었으니까요.


 제가 세워놓은 기준에 제가 맞춰진 사람이 되기 전까지는, 사랑도 하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아직 부족한 점이 많으니까 사랑하고 그럴 때가 아니라고 생각했어요. 그 기준에 부합이 되지 않으면, 부족한 모습은 다른 사람에게 보이는 것 자체가 싫었어요. 빨리 제가 세운 기준까지 저를 맞춰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언제나 어두운 곳에 저를 가둬놓고 청춘이라는 단어와 가장 멀게 살아온 거 같아요. 이제는 저도 평범하고 행복하고 솔직하게 살아보고 싶어요.

이젠 진짜 좀 많이 지쳤나 봐요. 헤헤


 제 자신이 그렇게 가둬놓고 (안) 청춘으로 살아왔으면서 이제 와서 청춘을 못 즐겨서 아쉽고 억울하다니 참 웃긴 사람이에요. 저도.


 사랑도 하고, 솔직하게 살면서, 사람들에게 내가 어떻게 보일지 고민도 이제 아주 조금이라도 줄이고, 청춘이라는 어색한 단어도 한 번이라도 즐겨보고, 그래 보고 싶어요. 그 '기준'이라는 게 뭐길래 이렇게 평생을, 너무나 청춘스럽지 못하게 살아온 건지. 이제는 저도 그 기준이 뭔지 잘 모르겠네요. 아주 조금이라도, 압박감을 좀 내려놓고 싶어요.


 새벽 2시에 뒤죽박죽, 제대로 글 정리도 못하고, 수정도 못하고, 제 기준에서는 정말 세상에 태어나서 가장 솔직하고 부끄러울 만큼 다 말한 글이네요.

못나고 부족한 모습을 그냥 모두 털어놓았으니까요.

평소에 제 감정 하나도 제대로 말 못 하는 사람이요.


 어떻게 썼는지도 잘 모르겠지만, 앞으로는 저도 지금보다는 아주 조금만 더 솔직하게 살아보고 싶어요.

그냥 보통의 청춘들의 그 빛나는 모습. 저도 조금만 따라 해보고 싶네요. 모르겠어요. 이 글도 부끄러워서 아마 곧 지울지도.


 그래도 이런 솔직한? 글을 쓸 수라도 있다는 게 저한텐 엄청난 발전이네요. 새벽 2시에, 많이 지쳐서 이렇게 글을 써봅니다. 수정도 못한 뒤죽박죽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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