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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다영 Apr 03. 2016

To. 그냥, 누군가에게.



To. 그냥, 누군가에게.


나, 오늘, 벚꽃을 보고 왔어.

너무하더라. 

너무, 과하게 예뻤어.

좀, 지나치게 예쁘더라고.

그래서, 눈물이 났어.

웃기지? 글쎄. 감정과잉인가?

그 예쁜 벚꽃을 보는데 눈물이 나더라.

모르겠어.

다들 그렇게 감탄을 하고 있는데,

나 혼자 거기서 한참을 울었어.

굳이 벚꽃구경을 가서 한참을 울고 왔어.

나, 참 여전하지? 

이유? 글쎄. 맞춰볼래?

음. 아름다운 풍경이 감동적이라서?

기대하며 갔는데 또 하필 비가 와서 실망해서?

아니면, 설마, 

누군가와 함께였던 그 순간들을

이제는 정말 나 혼자 해야 한다는 걸 

너무 정확하게 느꼈다는, 그런 뻔하고 흔한 지겨운 이유로? 

에이. 설마, 그건 아니겠지. 

아. 아마, 분홍색 벚꽃이 너무 눈부셔서 눈이 아팠나 봐.

맞다. 그건가보다.

응, 요즘 자주 그러거든. 이유 없이 꼭. 

아까 많이 아팠나 봐. 지금 또 그러네. 

앞으로도 쭉, 그럴 건가 봐.

계속 그럴 거 같아.

지금까지는 그랬으니까.

그게 맞나 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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