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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원 Feb 19. 2019

사람들은 눈을 더 좋아했다

눈 예보가 비예보로 바뀌면 다들 실망하는 분위기였다

눈이 비로 변하는 것을 보았다. 젖은 땅에 닿기도 전에 햇빛을 받아 작고 반짝이는 비로 변했다. 구름이 걷힌 파란 하늘과 더 빛나는 햇살 속에 아직도 눈인 줄 알고 위아래로 날아다니는 작은 비들은 추적거리지도 냉정하지도 않았다. 눈 예보가 비예보로 바뀌면 다들 실망하는 분위기였다. 눈을 맞은 사람들은 젖지도 추워하지도 않았다. 그래서 사람들은 눈을 좋아하나 보다. 불평하는 사람들도 있었지만 진심으로 싫어하지 않았다. 나도 비구름을 꽁꽁 얼려서 눈처럼 보내고 언제 그랬냐는 듯 맑아지고 싶었다. 눈도 비도 내리지 못한 마음이 흐리고 추운 날의 연속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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