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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밀키베이비 Apr 11. 2017

[육아툰] 아빠 뱃속에는 누가 들어있어?

아빠 임신설

2017 밀키베이비 - 나도 나를 몰라봐



아빠 뱃속에는 누가 들어있어?


며칠 전, 밀키가 제게 물었습니다. 저는 우스갯소리로 대답했습니다.
"글쎄, 지방?"
밀키는 진지하게 거듭 물었습니다. 
"... 지방은 누구야?"



동생인가요


얼마 전 임신한 엄마의 친구를 봤기 때문일까요. 
밀키가 보기에 아빠의 배는... 으음... 정말 누가 들어있는 것처럼 불룩하게 부풀어 있긴 하죠.

육아를 시작하면서 함께 스트레스를 받고, 운동할 여유가 없어진 남편은 '먹고 싶은 것을 먹겠다!'라는 신념으로 살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다가 임신 시절의 저만큼이나 살이 통통하게 오르고 말았습니다. 
신혼여행 사진을 오랜만에 뒤적이다가, 허니문 시절 남편의 모습은 온데간데 없어졌다는 것을 알았어요. 
이렇게 홀쭉해서 턱 선이 보이고, 뱃살 하나 없던 남편! 4년 만에 자취를 감췄습니다. 
그 때 그 남편, 돌아와줘...!!!  
ㅋㅋㅋ





워킹맘, 워킹대디가 다이어트에 실패하는 이유





평범한 집 아빠, 하면 떠오르는 심슨

맥주와 도넛을 끊지 못하는 심슨 아빠처럼, 남편과 저도 치맥과 고 탄수화물, 설탕을 매일같이 섭취하며 
'이것은 모두 일/육아 스트레스 때문이야!'라고 부르짖었습니다.
뱃살이 점점 늘어나는 초반에는 서로 격려도 해보고 놀려도 보며 몸매를 가꿔보려는 노력을 해봤지만
제자리로 돌아오는 지방을 보며 어떤 악순환의 고리가 있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어디서부터 끊어야하나



신의 직장이 아닌 이상, 대다수의 직장인들은 이런 악순환의 고리를 겪습니다. 
점심식사를 매일 나만 거를수도, 회사 건물 한바퀴를 돌아보는 걸로도 해결할 수 없는 것이죠.
 
문제는 신체가 비대해지면 반대로 정신은 급격히 피폐해진다는 것입니다. 
마음에 들지 않는 몸으로 변하면 자신감, 자기애도 함께 사라집니다.
불행한 마음이 스멀스멀,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마음속에서 피어나면, 
우리의 뇌는 그 어두운 기운을 쫓으려고 또 뭔가 달콤하고 맛있는 것을 찾아 기분을 돋우려고 합니다.  
또 다시, 악순환.





바닥에 떨어진 부부간의 마음부터 줍자




최근, 남편과 저는 육아를 하며 겪는 '부부싸움'의 한 고비를 넘겼습니다.
엄마인 제 딴에는 
'엄마는 출산도 하고, 상대적으로 육아도 더 많이 하니까 내가 더 힘들다.'는 마음에서 시작된 다툼이었죠. 
사실은 스스로의 괴로움이 크다고 생각해서, 상대방의 아픔은 보지 못한 것이었습니다.
'여성이자 엄마인 네가 더 불행해!' 라고 선전하는 미디어의 속삭임과
엄마라고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늘씬한 연예인들의 모습을 비교하면서 얻은 불만도 겹겹이 쌓였죠.

다시 우리 가족으로 눈을 돌리니, 그런 것들이 내 일상에서 전혀 중요한 것이 아님을 알 수 있었어요. 
대화를 하며 사실은, 남편도 그간 많이 힘들었다는 것을 마음 깊이 느낄 수 있었고요.
연애시절부터 이어온 대화가 단절되었다는 생각에, 
더 많이 이야기하며 상대방의 아픔에 조금 더 민감해 지기로 했습니다. 

부부 각자의 불만 중에는 육아를 하느라 스스로의 몸과 마음을 챙기지 못한 것이 큰 부분을 차지합니다. 
상대방에게 운동할 시간, 가꿀 시간, 무엇이든 하고싶은 것을 할 시간을 서로가 만들어주지 않으면, 
그 누구도 우리에게 주지 않는다는 것을 깨달았어요.
단순히 운동을 다니고, 서로에게 다이어트를 요구하는 것으로는 풀 수 없는 과제였습니다. 
싱글일 적에는 스스로의 의지가 문제였다면
육아를 해야 하는 가족의 입장에서는 좀 더 현실적이고 단계적인 방법이 필요했던 거죠.
그 첫번째 단계가 바로, 이거더라고요. 
남편과 아내가 조금씩 양보하며 서로의 몸과 마음을 챙길 수 있게 진심으로 돕는 것, 
요즘 제게 가장 큰 힘이 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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