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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밀키베이비 Aug 23. 2017

엄마 손맛이 그리운 날

밀키베이비 육아그림에세이

오늘 저녁은 상다리 부러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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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랬던 엄마였고,
저 역시 내 일은 내가 알아서 해야 한다고 생각하며 살았는데, 아이를 낳고 우리 모녀는 조금 달라졌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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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 반찬이 피처링 해줘서 그렇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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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정 찬스

퀴즈 프로그램에서 '찬스'를 쓰는 것은, 내가 가진 능력의 막다른 길에 다다랐을 때, 한정된 기회라는 걸 알면서도 쓰는 것이죠. 친정 찬스라는 말은 어쩌면 너무나 적절한 말이에요. 당연하지 않은 기회, 조심스럽고 소중한 기회지요. 
 
 누구에게도 도움받지 않고, 나 혼자 잘 키워낼거라는 다짐은 아이를 낳고 하루, 혹은 이틀이면 깨져요.  

독박 육아로 지쳐 한 치 앞도 보이지 않는 캄캄한 나날이 이어질 때는 끝나지 않는 방탈출 게임을 하는 기분으로 견뎌야 했어요. 누가 제발 날 좀 여기서 꺼내줘요! 싶었죠. 
 
 그 때마다 등불 같은 도움을 주던 엄마의 주름진 손을 잊지 못할 거에요. 매번 도움을 주고 싶겠지만, 그러면 가정을 꾸린 자식이 독립적으로 생활하지 못할 것을 염려하시는 엄마. 지친 몸과 마음을 추스릴 수 있게, 말없이 도와주시는 엄마의 현명한 속내를 지금에서야 조금 알 것 같아요. 
 
 딸과 딸의 자식까지 걱정하는 엄마의 걱정 주머니는 대체, 얼마나 큰 걸까요. 친정에 들를 때마다 양손 무겁게 반찬을 챙겨주시고, '왠지 네가 필요할 것 같아서.' 라며 생필품을 사다주시고는 아무 것도 바라지 않으시죠. 눈에 보일 때나, 보이지 않을 때나 자식을 걱정하는 마음을 부모가 된 저도 왠지 어슴푸레 알 것 같아요. 아마도 20년쯤 뒤에, 그러니까 밀키가 어른이 되고 나서, 하루에도 여러 번 이 아이가 어디서 뭘 하는지, 잘 먹고는 지내는지 걱정하는 또 하나의 엄마가 되어 있을 것 같습니다.






밀키베이비 작가 김우영 


엄마가 되면서 느끼는 사적인 감정을 글과 그림으로 표현한 ‘밀키베이비 연재 중이다
<맘앤앙팡>과의 콜라보 작업, <디아티스트매거진> ‘디자이너 엄마의 창의적인 놀이 레시피 연재했다삼성을 비롯한 기업에 칼럼을 연재하며 다양한 미디어와 작업을 함께 하고 있다
최근 <경남국제아트페어> <서울일러스트레이션페어> 엄마의 시선을 담은 진지한 작품을 출품했고일본에서 전시를 이어가고 있다. 2017 7육아그림에세이 ‘지금성장통을 겪고 있는 엄마입니다만’  출간했다. 
인스타그램 @milkybaby4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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