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밀키베이비 Jan 31. 2018

육아는 존버다

밀키베이비

©김우영


존버(존나 버티는 자세)로 편견에 맞서다

같은 여자 상사에게 임신 중에 야근을 하지 않아 '프로답지 않다'는 말을 들은 이후, 마음고생을 하다 법령을 뒤졌던 적이 있습니다. 임신한 여성에게 야근을 시키는 것은 불법인데. 결론적으론 주변에 들려오는 유산의 소식이 내 이야기가 될까봐, 상사의 '프로' 기준과 내 소중한 생명을 맞바꾸고 싶지 않아서 매번 '눈치밥 퇴근'을 했던 기억이 납니다. 

커리어와 육아를 놓치지 않기 위해 아둥바둥했던 지난 수년간은 정말 '존버'의 기간이었습니다. 언제 끝날지 모르겠는 육아, 실체도 분명하지 않은 '아이딸린 엄마'에 대한 편견은 여전히 따라다닙니다. 육아 이전에는 몰랐던 '엄마'와 '여성'에 대한 편견은 육아그림에세이를 그리면서 더 분명하게 느껴졌습니다. 

정말 그럴까? 수많은 부모들은 남들이 들어보면 불가능할 것 같은 하루를 매일 해내며 삽니다. 육아 전후로 저는 한정된 시간과 체력 탓에 우선순위를 정해 일하는 습관을 길렀고, '아마추어 엄마표'라는 편견을 없애기 위해 전문적인 교육이나 공적인 수치를 인증 받는 것에 더 적극적으로 임하게 되었습니다. 저의 Artwork 또한, 개인의 만족에서 끝나는 것이 아닌, 한국에서 사는 동시대 사람들에게 크고작은 도움이 되는 것에 지향점을 두고 작업해 왔습니다.  


아트는 내 아이에게 어떤 영향을 끼치고 있나?

제가 하는 아트웍은 누군가 매달 월급을 주는 것도, 시켜서 하는 일도 아닙니다. 능동적으로 기획하고 설계해 나가면서 감성과 이성을 모두 쓰는 작업이라, 스스로 동기부여를 하지 않으면 지속하기 어렵습니다. 저의 경우 밀키베이비 작업을 통해 얻은 성취감이 육아를 하며 겪는 자존감 하락을 막아주었고, 아이와도 창의적인 작업을 줄곧 공유해 올 수 있었습니다.

사실 아이와 예술은 뗄레야 뗄 수 없는 관계입니다. 태초에 본능적으로 인간이 악기를 만들며 놀고 동굴에 그림을 끼적였던 것을 상기한다면 더욱 그렇죠. 저는 제 그림의 과정을 아이와 공유하면서 서로 자극을 얻습니다. 아이는 자기가 보는 것을 가장 직관적으로 얘기해 주는, 저의 최초의 관객이기도 하죠. 

사회문제를 가장 피부로 느끼는 세대는 아이를 기르는 세대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저도 그 중 한 사람으로서 더 열심히 그림과 글로 목소리를 내고, 생각을 공유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참여는 더 나은 미래를 만들고, 아이는 그런 부모를 보고 자라며, 그렇게 만들어진 미래는 바로 아이들이 삶 그 자체이기 때문입니다. 





밀키베이비 작가 김우영 
엄마가 되면서 느끼는 사적인 감정을 글과 그림으로 표현한 ‘밀키베이비 연재 중이다연재물을 모아 2017 7, 그림에세이 ‘지금성장통을 겪고 있는 엄마입니다만’  출간했다
삼성을 비롯한 기업에 칼럼을 연재하며 다양한 업체  미디어와 작업을 함께 하고 있다.  <맘앤앙팡><리빙센스>과의 콜라보 작업, <디아티스트매거진> ‘디자이너 엄마의 창의적인 놀이 레시피 연재했다최근 <경남국제아트페어> <서울일러스트레이션페어>, <글로벌 아트콜라보 엑스포> 엄마의 시선을 담은 진지한 작품을 출품했고일본에서 전시를 이어가고 있다
인스타그램 @milkybaby4u

매거진의 이전글 못하는 내 아이가 부끄러운가요?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