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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밀키베이비 Dec 30. 2016

[육아툰] 남+남 = 부부

#Honeymoon Avenue


형식적이지만 축제 같았던 결혼식을 마치고, 풀 메이크업에 운동복 차림으로 터덜터덜, 신혼집으로 돌아왔습니다. 스프레이로 딱딱해진 머리와 100개의 실핀을 빼며 생각했죠.

'이제, 내 집이 있고(사실은 은행 집이지만 그렇다 치자), 우리 둘이 뭐든 할 수 있어!'

뻔질나게 외식을 하고, 밤늦게 영화를 보고, 신혼여행을 시작으로 다음 여행을 계획하면서 이게 행복한 삶이구나 싶었습니다. Honeymoon이라는 말처럼, 평범한 달도 꿀바른 것처럼 보이던 시절. 가끔은 불안했죠. 행복이 달아날까 봐, 누군가 행복을 시샘해서 불행을 던져줄까 봐. 연애의 연장 같은 신혼의 삶은 깃털만큼 가벼웠습니다. 


# 부부, 부모됨의 의미


그때의 저를 생각하면 '엄마 미소'가 지어집니다. 철없던 시절이지. 하면서요. 삶은 그렇게 만만한 것이 아니었습니다. 반짝이는 반지를 자랑하고, 두툼한 고기를 썰고, 어디로 여행을 다녀왔다는 것에서 행복을 찾으려고 했으니까요. 

의미도 모르고 대학에 진학하듯, 그렇게 부부라는 자리로 들어섰습니다. 삶이 정말 무거운 것임을 부모가 되어서야 알았죠. 어차피 버거운 것, 나눠 들면서 이야기라도 나눌 가족이자 친구를 찾은 것일지도 모릅니다. 상대방이 너무 무거워서 괴로워하지 않게 평생 내 몫을 잘 드는 것이 도리일 것입니다. 아이의 무게까지 더해지면 팔이 벌벌 떨릴 수도, 허리가 아플 수도 있습니다. 누군가와 함께 짐을 들어본 사람은 알겠지만, 뭔가를 같이 하는 과정에서 의견을 조율하는 피곤함과 즐거움은 공존합니다. 사이사이 반짝이는 아이의 눈빛, 진심으로 공감해주는 동반자의 말 한마디가 제겐 행복이라고 여겨집니다. 원래 행복은 찰나인가 봐요

부부란 참 어려운 관계입니다. 저도 밀키 아빠를 속 좁게 미워하고 원망할 때도 왕왕 있습니다^^ 하지만 내가 더 힘들다는 걸 알아달라며 징징거리기 보다 상대방이 무거워하는지 수시로 살피면서 다독이는 것이 인생이란 숲을 헤쳐나가는데 보다 도움이 되지 않을까, 달관한 소리 같지만 제 마음이 편해지려고 그렇게 생각한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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