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할아버지는 열다섯 살 소년병입니다>를 읽고, 나누며
2025년 6월 25일, 호국보훈의 달을 맞아 초등학교 아이들과 함께 《우리 할아버지는 열다섯 살 소년병입니다》 그림책을 읽었습니다.
독서지원단 활동의 일환으로 진행된 이번 시간을 통해,
아이들과 역사의 아픔과 기억의 소중함을 공유하는 경험을 얻었죠.
열다섯 살 소년병으로 전쟁에 끌려간 할아버지의 이야기를 통해,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사람들에 대해 섬세하게 담아냅니다.
이 책을 읽고, 나누며 아이들에게 나라를 위한 희생의 숭고함을 억지로 심어주는 목적이 아니라, 그 아픔을 기억하고 서로 공감할 수 있는 마음의 중요성을 전하고 싶었습니다.
내 마음속 역사관을 돌본다는 심정으로,
저 역시 기억의 가치와 역사에 대한 새로운 인식을 얻고 싶었던 셈이죠.
6월 25일은 전쟁이 발발한 날이자, 호국보훈의 달을 마무리하는 의미 있는 날입니다.
하지만 아이들 중에는 이 날의 역사적 의미나 호국보훈의 달 자체에 대해 잘 모르는 경우가 많았어요. 처음에 그런 아이들의 반응에 아쉬움이 들었지만,
게양할 태극기를 찾으며 아침부터 바지런을 떨었던 나에게 그런 자격이 있을까 싶기도 했습니다.
책을 읽는 동안 아이들의 눈빛이 변해가는 모습을 보며 (물론 몇몇 아이들은 집중하지 못했지만)
마음속에 뭉클한 무언가가 생겨났습니다. 전쟁의 참혹함이나 소년병의 고통을 직접 설명하지 않아도,
그림책에 담긴 부드러운 그림과 날카로운 서사가 아이들의 마음에 자연스럽게 스미지 않았을까요.
한 아이는 "할아버지가 왜 그 무서운 날을 계속 생각할까요?"라고 물었습니다.
그건 아마 잊으면 안 되는 소중한 사람들과의 마음 때문이지 않았을까요?라고 궁색한 답변을 했습니다.
할아버지의 기억은 전쟁이 끝난 후에도 멈춰 있고, 그 멈춰진 시간 속에는 잃어버린 사람들과 두려움, 감당하기 힘들었을 전쟁의 무게가 담겨 있습니다.
아이들에게 '희생'이라는 설명하기 어려운 단어보다,
누군가의 아픔에 대해 생각하며, 그것을 통해 잊지 말자는 마음을 전하고 싶었습니다.
독서지원단 활동은 단순히 책을 읽어주는 데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아이들의 눈빛을 보고 대화를 나누며 그들의 생각을 듣고 성장하는 시간이기도 합니다.
이번 활동을 통해 나는 역사적 사실을 배우는 것을 넘어,
사람의 마음과 기억의 가치를 느끼는 법을 배웠습니다.
처음에 아이들이 전쟁이라는 무거운 주제를 어떻게 받아들일지 걱정했는데, 그럴 필요가 없었습니다. 그들은 예상보다 훨씬 더 진지하고 따뜻했어요.
역사의 기록이 아니라, 세대를 이어 연결하는 다리가 될 수 있음을 알았습니다.
아이들의 작은 말 한마디, 표정 하나하나가 나에게는 큰 울림입니다.
함께 책을 읽으며 과거의 아픔을 공유했고, 그 아픔을 기억하는 것이 왜 중요한지 이야기할 수 있어 정말 다행입니다.
우리 할아버지는 열다섯 살 소년병입니다를 읽고 나누며 보낸 이 시간이
나에게 기억의 힘을 다시금 생각하게 했습니다.
역사는 단순히 과거의 사건이 아니라,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와 또 이어져 있습니다.
독서지원단 활동을 통해 아이들과 나눈 감정이 앞으로도 내 마음에 오래 남아 역사와 사람을 잇는 다리가 될 수 있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