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의 표현을 빌리자면, 오늘 나는 딸과 보석 같은 시간을 보내고 있다. 딸이 잠시 화장실에 간 사이에 발견한 문장에서 오늘의 생각을 기록해 본다.
칼릴 지브란의 말은 일리가 있다. 그러나 나는 활과 화살보다는 동반자라는 말이 더 좋다. 그 생각에는 역할을 축소하고 싶은 자기 방어기제가 담겨있을까 싶기도 하다. 아내에게 이 사진을 보내줬더니 "칼릴 지브란씨가 사는 동네에는 로빈 훗이 많았나 보다" 한다. 나는 계속 보석같은 시간을 보낼 테니 앞으로 활시위를 잘 부탁한다고 말했더니 활은 시위와 활대가 한쌍이라며 같이하자고. 돌아오지 않는 딸을 기다리며 아내와 주고받은 카톡 내용이 계속 맴돌았다.
인생을 살아가며 일리가 있는 말만 기억할 필요는 없다.
아프지 않고, 딸과 함께 보석같은 시간을 쌓아갈 수 있다면 나는 그 역할을 하겠다는 다짐을 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