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식, 본식 진행 전 소요 자본과 지나온 진행과정의 기록
20대 때 대학에 갓 입학한 내게 누군가 "20대에는 최대한 남자친구를 많이 만나보고 사귀어봐야 해"라는 말씀을 전해준 적이 있었다. 비록 손에 꼽는 연애 횟수였지만 단순히 남녀 관계의 사귐뿐만이 아닌 친구관계, 가벼운 소개자리 등을 포함한 이성과의 마주침은 지나온 나를 이해해갈 수 있게 해주곤 했다.
닮은 듯 다른 내 남자친구, 지금의 예비신랑과의 연애는 시작부터가 편했고 설렜었다. 썸 아닌 썸 관계로 아침에 일어나서 저녁에 잠들기 전까지 매일의 하루를 공유하던 우리는, 언젠가 순댓국밥을 먹으며 "오빠 우리 오늘부터 1일 할까?"라는 나의 고백을 시작으로 결혼까지 인연이 자연스럽게 이어지게 되었다.
장거리커플이었지만 결혼을 결심하기까지의 어려움은 '거리'외에는 고민사항이 없었던 것 같다. 올해 겨울은 엘니뇨 현상 때문에 예년에 비해 따뜻하다고 한다. 예비신랑에게 처음 고백했던 순댓국밥 식당 창문밖으로 엄청 굵은 눈발이 흩날렸던 기억과 추위가 글을 쓰는 지금도 기억이 나는데, 그렇게 우리는 우리가 만났던, 닮은 듯 다른 그 겨울에 식을 앞두게 되었다.
결혼을 준비하면서, '내가 자금을 가성비 있게 잘 사용하고 있는 건가?'란 궁금증이 들 때마다 나는 남겨진 많은 글들에 도움을 받을 수 있었다. 내년 2024년에는 식대와 결혼비용이 대체적으로 인상될 것이라는 이야기가 왕왕 들려오곤 하지만 결혼을 예정에 두고 있는 분들께 도움이 될 수 있을까 싶어 내가 사용한 결혼 자금에 대한 이야기를 글로 기록하게 되었다.
우리의 결혼식은 당초 상황에 맞춰 진행하자는 의견이 있었는데, 결혼식을 진행하기에 앞서 각자의 경제상황을 살펴보니 크게 기울어지지 않고 누구 한명에게 큰 부담을 주는 상황이 서로 아니라 우리는 서로 상황에 맞춰 지출하고 내용을 공유하며 진행해나갔다.
결혼 후 가계 경제권에 대한 주제로 이야기를 나눴을 때 예비 신랑은 자신의 급여관리를 포함한 가계경제를 내가 관리했으면 하고 자신은 일정 수준의 용돈만을 받기로 의견을 제시해 주었다. 비록 일정 수준 용돈의 구체적인 액수에 대한 두어 번의 협의(?) 과정이 있었지만 잘 협상(?)이 되었다.
나는 결혼 준비과정부터의 자금관리를 담당하게 되었고 예비신랑은 결혼 진행과정에 필요한 크고 작은 진행 일체를 주체적으로 나서서 진행하고 정리해 주었다. 본식을 코앞에 둔 현재, 사용한 자금으로는 약 1천8백만 원이 계산되었다. 여기에는 홀대관 예약금, 스드메, 스튜디오 촬영 헬퍼비, 신랑/신부 예복, 청첩장, 신랑/신부 혼주 복장비/본식 메이크업비, 신혼여행(비행기, 숙소), 예물/예단, 상견례(식비/선물)가 포함되어 있다.
1. 본식 장소 + 스드메 업체 선정
우리는 장거리 커플에, 양가 위치도 멀어 결혼식을 진행하고자 하니 예상 하객의 이동동선까지 고려해 봤을 때 분포도가 너무 넓었다. 많은 이야기가 오갔지만 결과적으로 예상 하객수가 많은 곳으로 본식 장소를 선택하게 되었다. 또한, 홀대관과 겸한 스드메가 비록 선택에 대한 폭이 좁다는 특징이 있지만 감안한다면 가성비 있게 진행할 수 있는 방법일 수 있기 때문에 우리는 홀대관 토털 스드메 업체와 계약을 진행하게 되었다.
2. 신랑/신부 예복
결혼식을 진행하며 힘을 줄 땐 주고 뺄 땐 빼자는 마음으로 금액을 가감했는데, 이를테면 신랑 예복에는 조금 부담스러울 수 있지만 맞춤정장으로 진행해서 금액에 조금 힘을 주게 되었다. 원단을 선택할 때도 유행을 타지 않을 소재를 선택했고 식 이후 있을 가족행사 등 공식적인 행사에 입을 수 있는 용도와 마침 정장 한 벌이 필요했던 신랑의 개인적인 상황에 맞춰 이왕이면 '좋게' 맞추게 되었다. 금액을 결제할 때는 비용이 비싸다 싶었지만 막상 완성된 옷을 입어본 신랑을 보며 신랑 예복에 돈을 투자하길 잘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들 수 있었다. 신랑의 맞춤정장 예복업체는 웨딩박람회에서 선정을 하였고, 내가 본식 이후 피로연장에서 하객분들께 인사드릴 때 입을 수 있는 한복을 대신한 예복은 백화점에 방문하여 가성비 있는 가격대로 평소에 입을 수 있는 스타일을 겸해 구매하게 되었다. 아! 우리는 폐백과 신랑/신부 한복, 주례 등을 생략하여 결혼식을 진행하게 되어 별도의 한복을 구매 혹은 대여하지는 않았다.
3. 청첩장
청첩장은 온라인으로 유명한 업체 중 한 곳을 선정해 30만 원 안쪽으로 구매를 하였고 저녁마다 신랑과 함께 청첩장을 접으며 수공비 5만 원 정도를 절약할 수 있었다. 요즘은 모바일 청첩장도 제작하곤 하는데 우리는 계약한 스드메 업체에서 모바일 청첩장 제작이 포함사항이었기 때문에 별도의 추가금 없이 진행할 수 있었다.
4. 예물/예단
결혼식을 진행하게 되면 민감할 수 있는 주제로 예물/예단을 꼽을 수 있다. 우리는 결혼식을 진행하며 양가 위치와 거리적 특성이 있어 양가 부모님과 여러번 논의 끝에 예물/예단에 대한 '주고받는'과정을 생략하고 진행하게되었다. 후에도 왕왕 신랑에게 표현했던 부분이었지만 예물/예단을 시작으로 결혼 진행에 있어 어머님, 아버님께서 많은 배려를 해주신 덕에 결혼이 더욱 순탄하게 진행될 수 있었던 것 같기도 하다. 우리는 종로에서 커플링과 신부 목걸이, 귀걸이를 구매하는 것으로 예물/예단을 구성하였다.
5. 신랑/신부 혼주 복장비 + 상견례 진행비
신랑/신부의 혼주 복장으로는 양가 아버님 양복과 어머님 한복을 들 수 있다. 우리는 양가 어머님의 한복을 스드메 업체와 제휴된 곳으로 진행하여 저렴한 가격에 렌트할 수 있었고 양가 아버님의 양복비용으로는 상견례 진행 때 선물을 겸해 용돈박스의 형식으로 전달하게 되었다. 제휴 업체를 통해 한복을 대여하니 비용적인 면도 가성비 있게 진행할 수 있었고 무엇보다 웨딩홀과도 다수의 진행이력이 있어 대여 후 반납 등 원활한 진행에 편리함을 느낄 수 있었다.
상견례 장소는 양가 거리 특성상 중간 지점에 해당하는 예비신랑의 거주지역에서 진행하게 되었고 이동거리와 일정의 효율을 가감해 형제 가족을 제외한 양가 부모님과 신랑/신부만 합석한 상견례를 진행하게 되었다.
6. 신혼여행(비행, 숙소)
우리는 각자 결혼 휴가 일수를 감안해 신혼여행으로 약 2주간의 시간을 고민해 볼 수 있었다. 겨울 예식임을 감안해 인기 신혼여행지로 몰디브, 칸쿤, 하와이가 유력했으나 환율과 물가 때문인지 신혼여행 전문 여행사를 통해 예상 견적을 의뢰했을 때 계획한 신혼여행 경비보다 많은 금액이 적힌 견적서를 받게 되었다. 우리는 예상 경비 안에서 가성비 있는 여행을 진행하고 싶었고 상의 끝에 약 2주간 주어진 신혼여행 기간을 모두 즐길 수 있으면서 합리적인 가격대를 구성할 수 있는 발리로 최종 신혼여행지를 결정하게 되었다. 또한, 여행사를 끼지 않고 직접 비행 편과 숙소를 예약한 자유여행으로 일정을 꾸리게 되었고 결혼 전반의 준비과정이 그렇듯 예비신랑이 항공권과 숙소 예약 등 전반을 주체적으로 진행해 주었다.
이외 본식 전, 그간의 청첩장 모임비 등 부대비용의 계산이 더해지면 신혼여행비를 포함 대략 2천 정도 금액으로 본식 전 결혼 진행 비용 일체를 구성할 수 있으리라 예상이 된다.
향후, 본식과 관련된 비용으로는 식대, 홀 대관비, 헬퍼비, 사례비(축가)가 추가될 것으로 예상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