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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인민아 Jun 28. 2020

성묘

바쁜데 뭐 하러 왔어   


칠흑의 밤을 

깜깜한 외로움으로 날밤 새우고

사무치는 그리움 꾹꾹 누르고선

반가움에 환하게 웃으신다     


시들어 마른 초라한 풀밭에 누웠어도  

닿지 못하는 소리에 귀 모으며 

쓴잔 마시는 자식 마음 가만히 엿보시고 

자애의 눈물 글썽인다     


끈끈히 묻어둔 도타운 큰 사랑

절망 덮어주는 가슴속 불씨가 새살 돋아

한줄기 맑은 바람 왼 가슴 메운다     


다시 한번 

그 따스한 옷깃을 잡을 수 있다면

그 보드라운 살결에 비비댈 수 있다면

내가 사는 세상 더 훈훈할 텐데     


아직도 못다 한 가없는 사랑

이제 그만 깊은 시름 거두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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