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 속 따뜻한 붕어빵

두근두근 대망의 첫 산책

by 이꺽정


아기가 태어나고 가장 기대가 되는 순간이 있다면 뭐니 뭐니 해도 첫 산책! 남편과 나는 산책하는 걸 좋아해서 늘 퇴근하고 집에 와서 함께 저녁을 먹고는 배를 두드리며 이리로 저리로 뽈뽈 돌아다니기를 좋아했었다. 배가 보름달처럼 둥실둥실 불러오고, 이제 곧 아기가 태어난다는 실감이 나기 시작할 무렵에는 좋아하는 산책로에서 유모차를 밀고 산책하는 가족들이나, 씽씽카를 타고 옆을 재빠르게 지나가는 아기들을 보며 우리의 머잖은 미래 모습이 되려나, 괜히 설레고 기대되고 그랬었다.

병원에서, 조리원에서 몇 주가 성큼성큼 지나고, 집에 돌아와서도 아직은 너무 작은 아기를 데리고 집 앞 산책을 나갈 한 줌의 용기도 없어서 거기에 또 몇 주가 홀라당 지나가버렸다. 그때마다 혼자서 살금살금 산책을 다녀오기는 했지만, 집에 있는 아기가 눈에 밟혀서 꽁지에 불붙은 것처럼 돌아오길 몇 번이었을까. 그렇게 꽁지가 다 타버릴 쯤에야 아기를 데리고 나가봐야겠다는 결심을 했다. 겨울의 끝, 봄의 시작에 태어난 아기가 첫 산책을 나가는 날은 완연한 봄날씨가 되어 있었다. 날씨가 이렇게 따뜻해진 줄 모르고, 서툰 육아에 치여 미처 봄옷을 꺼내지도 못한 남편과 나는 다른 사람들이 보기엔 두꺼워보일 옷을 걸쳐 입고 아기와 조심조심 산책을 나갔다.

남편이 아기띠를 어색하게 하고, 그 안에서 꼬물거리는 아기를 소중히 감싸 안고, 혹시나 불편할까 봐 엉덩이를 토닥이며 거실을 몇 번 서성거린 뒤에야 마침내 문밖으로 나갈 수 있었다. 혹시 추울까 봐 아기띠에 두른 담요 안에서 아기는 바깥을 조금 보다가, 하품을 하더니 이내 잠들어버렸다.

ㅡ 품 안에 따뜻한 붕어빵이 있는 것 같아




아주 추운 겨울날, 붕어빵 한 봉지를 사서 집으로 갈 때면 조금이라도 더 온기를 머금고 있기를 바라면서 외투 안에 슬쩍 품고 집으로 종종걸음을 하곤 했다. 날씨가 추운 것도 아니지만, 아빠몸에 찰싹 달라붙어 들숨과 날숨을 쌔근쌔근 내쉬고 있는 아기는 붕어빵처럼 따뜻하고, 소중했다.

ㅡ 우와, 엄마랑 아빠랑 산책 나왔네

좋아하는 산책로 옆에는 물이 졸졸 흐르고 있는데, 그 앞에 도착해서는 자고 있는 아기의 볼을 괜히 콕콕 누르면서 잠깐이라도 눈을 뜨고 엄마 아빠가 소중히 여기는 곳을 함께 봐줬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여기를 수도 없이 지나며 아기를 기다리던 날들이 스쳐가며 마침내 둘에서 셋이 되어 온 오늘이 더 소중하게 느껴졌다. 예전이었다면 서두를 것도 없이 물이 흘러가는 것처럼 느리적느리적 산책을 했겠지만, 혹시라도 아기의 짧은 잠이 깰까 봐, 아직은 아기에게 낯설 아기띠가 불편하게 느껴져 아플까 봐 몇 걸음 가지도 못하고 종종걸음으로 돌아와야 했다.

아빠품에 안겨 쿨쿨 자면서 지나던 첫 산책을 지나, 돌돌 유모차를 타고 지나다니는 요즘, 바쁘게 계절을 돌아 붕어빵을 먹으며 산책할 수 있게 되었다.
곧 아장아장 걷고, 오도도도 뛰고 씽씽카와 자전거를 타고 쌩쌩 달리며 산책할 날들이 기대된다.

화, 목, 토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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