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니, 근데, 진짜, 사실, 진심 등등. 즐겨 쓰는 말버릇이 있는 것처럼 나에게는 글버릇이 있다. 이름하여 나만의 두음법칙, 두 음절을 반복해서 쓰는 것을 좋아하는데 예를 들면 콕콕이나 똑똑, 쏙쏙이나 딱딱 같은 것들이다.
두 음을 연달아 썼을 때 느껴지는 특유의 리듬감이 너무너무 좋다. 두음법칙을 콤보로 쓰면 그 리듬감이 더욱 배가된다. 냠냠쩝쩝, 칙칙폭폭, 뛰뛰빵빵. 이런 그리고 한 번만 쓰면 단호해 보이고, 늠름한 느낌인데, 두 번을 연달아 쓰면 어쩐지 잔펀치를 날리는 쬐끄만 다람쥐 같은 느낌이라 책 읽을 때, 뭔가를 읽을 때도 그런 표현이 있으면 어쩐지 슬며시 웃음이 난다.
커다란 빵을 냠.이라고 쓰면 입을 크게 벌리고 못해도 절반쯤은 집어삼키는 느낌이라면,
커다란 빵을 냠냠.이라고 쓰면 소중한 빵을 조금씩 야금야금 뜯어먹는 모습이 떠오른다.
심장이 쿵.이라고 쓰면 정말 높은 곳에서 아래로 마음이 떨어지는 철렁한 순간 같다면,
심장이 쿵쿵.이라고 쓰면 잔잔하게 설레거나, 조그맣게 행복한 일이 생긴 것처럼 느껴진다.
회사에서도 이러저러한 일들로 종종 글을 쓰는데, 그때마다 괜히 강조하고 싶은 포인트가 있다거나, 지나치게 심심해 보일 때 습관처럼 두음절을 집어넣어 보곤 한다. 어쩌면 귀여운 척처럼 느껴질지도 모른다는 소심한 걱정이 있어서 최대한 자연스럽게 넘어갈 수 있는 위치에다가 슬쩍 끼워 넣어 본다. 그렇게라도 읽는 이의 마음을 녹녹(Knock Knock)하고 싶은 오늘도 열심히 쓰는 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