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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이야 넌 대단한 선물이야

세 돌 지난 아이를 재우고 한 달 동안 만든 바느질 책

by 마일로
우리 가족은 아기 소식을 엄청 기다렸다.




2015년 초여름, 아랫집 할머니는 우리 부부에게 아이소식이 있다는 것을 아시자마자 소쿠리 한가득 농작물을 담아와 건네시며 축하해 주셨다. 감자, 고구마, 양파, 대파 등등 풍성한 작물다발을 받았다.

가끔, 마을에서 마주칠 때면 가족계획에 대해 묻곤 하셨는데 그렇게 기뻐해 주실 줄 몰라 내가 어리둥절했던 기억이 있다. 작물다발을 받은 아기의 태명은 공교롭게도 '땅'이었다. 이름과 연결되는 선물인 것도 참 신기했었고 그 당시 이동용 유모차에 작물을 담은 소쿠리를 싣고 오신 할머니의 상기된 표정은 아직까지 생생하게 떠오른다.

아이를 낳고 세 돌 지났을 무렵, 밤에 아이를 재우고 매일밤 태몽책을 만들었다. 유아기에 가지고 놀 수 있는 헝겊책을 만들어 주고 싶어서 한 달 동안 매일밤 자수로 아이를 위한 그림책을 만들었다.

여섯 살 무렵 글을 읽기 시작하고, 본인의 태어난 이야기를 듣는 걸 좋아해서 함께 많이 읽게 되어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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