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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단미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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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단미 Aug 31. 2021

니 맘 알겠다는말

경험하지 않으면 모두 남일


어쩌다가 우연히 산을 알게 되었습니다. 무료한 일상에 산행이 주는 맛은 신선한 충격이었습니다. 그동안 제가 산을 그렇게 좋아하는 줄 알지 못하고 살았다는 것이 신기할 정도였습니다. 그만큼 산행하는 즐거움은 크게 자리 잡았고 일주일을 견디며 보낼 수 있는 활력소가 되었습니다.


주말마다 산을 오르며 충만함을 느끼게 되었고 산우들과 나누는 즐거움도 삶의 활력을 주는데 크게 한몫했습니다. 맞벌이로 살아가면서 아이들을 키우고 집안일을 하며 지내는 동안 친구들과도 멀어지고 늘 만나던 사람만 겨우 만나던 시간이 아주 길었습니다. 아이들이 다 자라고 나서야 겨우 나를 위한 시간이 주어지고, 그것은 산행으로 이어졌습니다.


내려올 걸 왜 오르냐고 하는 사람도 있고, 그 힘든 산을 왜 오르냐며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도 많습니다. 그러나 산을 오르며 상쾌함과 성취감을 한 번만 느끼게 된다면 한 번으로 끝나지 않을 산행일 것입니다.









산을 잘 오르던 때가 있었습니다. 가파르고 힘든 산도 가볍게 오르며 즐거웠던 시간이었습니다. 주말마다 산에 가는 즐거움으로 일주일이 즐거웠고 힘든 산행일수록 더 큰 기쁨과 성취감을 느낄 수 있었으며 남들보다 앞서며 오르던 시간이 있었습니다. 아프기 전까지는 그랬습니다. 


지금은, 쫓아가기 바쁩니다. 아니, 쫓아갈 수도 없습니다. 앞서간 사람이 보이지 않을 만큼 뒤처져 후미로 오릅니다. 시작은 같이 했으나 가다 보면 혼자 오른다는 것이 맞을 것입니다. 그럼에도 꿋꿋하게 산행을 합니다. 뒤처져 오르다가 선두를 만나 쉴라치면, 왔으니 가자고 합니다.


각자 사정으로 후미로 가야 하는 입장이 되어보더니 그 마음을 알겠다고 합니다. 오면 가고 오면 가고..

후미를 기다리는 선두도 힘들겠지만, 쫓아가야 하는 후미도 버겁고 힘든 것이 사실입니다.


내가 경험해보지 않으면 그 입장을 알기가 쉽지 않습니다. 당해보기 전에는 모두가 짐작일 뿐이고 남의 일인 것이지요. 산을 잘 오르던 예전에는 저도 그랬을까요? 그땐 미처 그런 것을 몰랐습니다.









후미로 힘들게 쫓아가는 산행일지언정 여전히 산을 좋아하는 이유는 산에서만 가질 수 있는 그 느낌 때문입니다. 온몸의 세포들이 살아난듯한 즐거움으로 모든 힘듦을 참아낼 수 있는 기분 좋은 느낌, 상쾌함 성취감이 아주 좋습니다. 험하고 힘든 산일 수록 그 느낌은 더 크다지요. 온몸이 뻐근한 근육통으로 힘들어져도 그 느낌마저 기분이 좋습니다.







산을 오르다가 이렇게 예쁜 야생화를 만나는 기쁨도 큽니다. 영롱한 모습이 아주 예뻐서 한눈에 반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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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이야기 p62 중에서


"여름날 우중 산행은 또 얼마나 매력적인지요. 소낙비처럼 잠깐 내리는 비도 좋고, 바람 없이 곧게 내려주는 굵은 빗줄기를 맞는 기분은 어릴 적 비 맞으며 놀던 개구쟁이 시절로 데려가 줍니다. 비옷을 입기도 하고 우산을 쓰기도 하지만, 온몸으로 맞으며 오르는 산행도 특별한 음식을 먹는 것처럼 또 다른 즐거움입니다. 온몸이 흠뻑 젖어도 하하 호호 신나는 기분을 아시나요?"



여름이야기 중 한 구절입니다. 산행을 하신다면 여름날 우중산행의 별미를 느껴보셔야 합니다. 그 기분은 느껴봐야 알거든요.  니 마음 알겠다던 지인들의 말을 들으며 이 기분이 생각났습니다. 여름날 우중산행의 맛은 경험해봐야 그 맛을 알 테니까요. 


뜨겁던 여름날이 물러가고 가을이 발밑까지 와 있습니다. 요즘 자주 내리는 비가 그치고 나면 여름의 흔적은 사라지겠지요. 여름이 저물어가는 시점에 여름 이야기를 읽으며  여름의 시간을 다시 돌아보게 됩니다. 가을이 오면 잊힐 여름, 조금 더 기억해 주고 싶은 마음입니다.  여름 마무리 잘하시고 가을맞이 잘하시길 바랍니다.@단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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