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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단미 Sep 16. 2021

내가 글쓰기를 하는 이유

글, 책_가을 시작합니다


프롤로그


글을 쓰는 이유가 뭘까? 대답하라고 하면 한마디로 답을 하기는 어렵다. 딱 이거다,라고 정하지 못하고 그냥 쓰고 있기 때문이다. 작년 가을부터 그냥 쓰기 시작한 글쓰기가 또다시 가을을 맞았다.  글쓰기를 하며 보낸 1년의 시간은 소중한 경험이다. 어쩌다가 글쓰기를 시작하고 어쩌다 보니 글이 책이 되는 과정을 경험하면서 글쓰기에 대한 생각이 많아졌다.


글벗들과 함께 한 여름 이야기를 끝내고 한동안 글쓰기가 쉽지 않았다. 개인적으로 여름을 아주 치열하게 보내느라 체력적으로 지친 이유도 있겠지만, 여름 이야기를 쓰면서 글쓰기에 대한 한계에 부딪쳤다고 해야 할까, 글쓰기의 어려움을 온몸으로 받아내야 하는 느낌이었다.


작년 가을 처음 글쓰기를 시작할 때는 그저 신기했고 글쓰기가 어렵다기보다 즐거움이 더 컸다. 다양한 주제를 정하고 글로 표현해 소통하면서 공감을 주고받는 과정이 좋았으므로 힘들게 느끼지 않았다. 힘든 경험을 이야기하면서도 힘들지 않았고, 오히려 글로 쏟아내고 나면 후련해지는 기분을 느끼기도 했었다.


글로모인사이, 나를외면한나에게, 나에게선물한봄, 여름이야기




가장 먼저 만난 책은 "글로 만난 사이"다. 아무것도 모른 체 그냥 글쓰기에 도전해서 나오게 된 책이다.  한 가지 주제를 가지고 여러 명이 글을 쓴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그 결과는 엄청났다. 글이 책이 되는 경험을 안겨주었고 어느 한 사람 같은 생각을 쓰지 않고 각자의 삶을 표현해 내는 결과물에 신기하기도 했다. 글쓰기에 도전할 수 있게 된 계기가 되었고 글이 주는 힘이 어떤 것인지 알게 해 주었다.


두 번째는 "나를 외면한 나에게"였다. 글을 쓰면서 나 자신을 얼마나 외면하고 살았는지를 알 수 있었고 나를 사랑하는 마음을 일깨워준 시간이었다. 내가 우선이라는 생각을 잊지 말자고 다짐했던 시간, 나에게 미안한 마음이 컸던 시간이기도 했다.


세 번째는 "나에게 선물한 봄"이다. 시작을 알리는 봄은 지나간 시간도 희망으로 불러올 수 있었다. 힘든 시간을 잘 견디며 이겨낸 후의 내 모습을 보며 희망을 전하는 봄의 기운을 받은 듯 글쓰기도 희망을 담을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겨울을 보내고 맞이하는 봄처럼 나의 봄 이야기도 따스함이 스며드는 시간이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여름이야기"는 네 번째로 만난 책이다. 좋아하는 여름 동안에 힘들었던 시간이 많았다. 좋아하는 계절이었으니 힘든 시간 속에서도 여름을 느끼며 잘 견디지 않았을까 싶다. 아무리 힘들어도 결국 이겨낸 시간이다.


글로 모인 사이, 나를 외면한 나에게, 나에게 선물한 봄, 여름 이야기는 글벗들을 만나 나를 찾는 과정을 글로 쓰면서 만들어낸 결과물이다. 시간이 흐르고 그 시간 안에서 쓰는 시간이 모여 책이 되었다. 함께 하는 동안 글로 소통하는 시간은 또 다른 나를 발견하기도 하고 조금씩 더 성장하는 시간이기도 했다. 글쓰기가 아니었으면 느껴보지 못했을 시간이다.








글쓰기를 좋아한다는 사실을 깨닫게 해 준 1년이었다. 지난날을 돌아보면 특별히 책을 가까이하거나 쓰기를 실천했던 시절은 없었다. 그런데도 자연스럽게 글쓰기에 관심이 가고 글을 통해 소통하는 시간이 좋았던 것은 결국은  글쓰기를 하고 싶었던 것은 아니었을지.


글을 쓰면 쓸수록 어렵고 힘들지만 글쓰기는 계속 이어지고 있다. 그냥 멋모르고 시작했던 글쓰기도 좋았고 글벗들과 소통하며 배우면서 갈수록 쓰는 시간이 어려움으로 다가와도 그 시간이 아주 좋았다.  


글을 왜 쓰냐고 묻는다면, 그냥 좋아서라고 해야겠다. 글을 쓰면서 마음이 정화됨을 느낄 수 있다. 무거운 짐을 털어낼 수 있다. 어두운 터널 속에 있는듯한 마음도 글을 통해 세상에 뿌리며 소리 지르듯 쏟아내고 나면 다시 용기가 생기고 힘을 얻는 경험을 하게 된다. 글쓰기를 계속하는 이유다. 그 모든 것이 좋으니까.


일상이 글이 되어 차곡차곡 모이는 과정이 좋다. 나의 삶이 글 창고에 저장되는 느낌은 소소한 일상 어느 것 하나 버릴 수 없게 한다. 특별하지 않아도 글에 담기는 순간 특별한 일상이 된다.@단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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