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을 마셔도 되나요?

대장암 수술 후 2년

by 단미


대장암 1기 확진을 받고 개복수술을 한 지 2년이 지났을 때 일입니다. 수술 후 처음에는 한 달에 한 번, 시간이 조금 지나서는 3개월에 한 번, 그 후 6개월에 한 번 외래진료를 받았습니다. 2년이 지나면서는 1년에 한 번만 보자고 하셨습니다. 반가운 소식이었습니다.




외래진료가 있을 때마다 진료 1주일 전에 CT와 혈액검사를 했고 외래 진료 시에는 내진을 받아야 했으며,

1년에 한 번씩 대장 내시경을 했습니다. 외래 진료가 1년에 한 번으로 정해지면서 대장 내시경도 2년에 한 번만 하자고 하셔서 엄청 반갑고 기뻤습니다.


대장암 수술 후 여러 후유증으로 고생하며 진료받으러 갈 때마다 정말 가기 싫고 마음 졸이며 염려했던 시간이었는데, 이제는 좀 더 길게 편안하게 보낼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수술한 지도 2년이 지났고 예전처럼 일상생활을 유지하며 직장 생활도 무리 없이 하게 되었고 정기적인 검진도 1년에 한 번으로 길게 늘어났으니, 궁금한 것은 다 여쭤봤습니다. 선생님을 1년 후에 보게 되는 것이니까요. 그중에는 술을 마셔도 되냐고 묻는 질문도 있었습니다.




사람들과 어울리는 것을 좋아해서 수술 전에는 많은 사람들을 만났습니다. 만나면 술 한 잔을 하게 되고

주거니 받거니 그런 분위기도 좋아했지요. 술을 좋아해서 대장암이 발생했는지 알 수 없지만, 그렇다고 암에 걸릴 정도로 막무가내로 술을 마시지는 않습니다. 그저, 함께하는 분위기를 좋아할 뿐이지요.


그래서 큰맘 먹고 선생님께 여쭤봤습니다.


"술을 마셔도 되나요?"

"하하하~~~"


대장암 수술 후 2년 된 사람이 술을 마셔도 되냐고 물으니, 어이가 없었는지 웃으시더군요. 제가 생각해도 웃기는 질문입니다. 하지만, 사람들을 만나면서 맥주 한잔 주고받으며 예전처럼 그런 분위기를 느끼고 싶었습니다. 이런 질문을 하는 사람이 없었는지 아니면 대답하기 곤란해서였는지 아무튼 그때 선생님의 표정이 애매했지만, 대답을 이렇게 하셨습니다.


"술을 마셔도 되나요?

"음...... 남들보다 더 마시지 않으면 됩니다"라고. 일단, 술은 마셔도 된다고 하신 겁니다.





대장암 수술 후 2년 동안 술을 마시지 않았습니다. 몸이 술을 마실 수 있을 만큼 회복되지도 않았고, 여러 가지 후유증이 있어서 술을 마실 수 있는 상태가 되지도 못했거든요. 그런데 2년쯤 되었을 때는 몸 상태가 술 생각이 날 정도로 좋아졌나 봅니다. 그래서 술을 마셔봤습니다.


처음에는 맥주 한 잔으로 맛보기를 해봤습니다. 마시지 않던 술을 마시니 몸에서 즉각 반응이 나타납니다.

아무리 맥주 한 잔이라고 해도 술은 무리였습니다. 그동안 고생했던 후유증이 동시다발적으로 나타나며 아우성이었습니다. 꾸르륵 소리는 요란하게 화장실 가고 싶다고 신호를 보내고 방귀까지 합세해서 뱃속이 난리가 난듯했습니다.


하하하~~

선생님께서 웃었던 이유가 있었습니다.




그 후로, 술잔을 앞에 놓고 기분만 냈습니다. 소주잔에 물을 따르고 맥주잔에 사이다를 따르고 잔을 부딪히며 예전에 술 한잔하던 그때의 기분을 흉내 내며 보내는 시간, 그것도 좋았습니다.


지금은, 예전처럼 다 마실 수 있습니다. 마시고 나서 화장실을 가야 하고 마시고 나면 꾸르륵 거리며

뱃속이 요란스러울지언정, 마시고 싶을 때 한잔하며 기분 좋게 어울릴 수 있답니다.


남들보다 더 마시지 말라는 말씀은 남들처럼 마시면 안 된다는 말씀이었던 거 같습니다. 대장암 수술 후 2년이 지나고 몸이 술을 받아줄 정도라면, 적당한 음주는 가능하지만 지나친 음주는 건강을 해치고 대장암을 부를 수도 있다는 것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늘 건강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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