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치는 없다

대장암 수술 후 5년

by 단미


암이라고 확진을 받으면 바로 건강보험공단에 중증환자로 등록되어 의료비용 혜택을 받을 수 있습니다. 암 확진 후 의료비 혜택을 받으며 치료를 하고 보통 5년이 지나면 완치라고 판정을 하게 되는데요, 완치 판정을 받고 나면 공단에 등록되었던 중증진료 대상에서 제외되어 암 환자에서 일반 환자로 대상이 변경됩니다.


대상이 변경되면, 가장 큰 차이는 진료비에 대한 부담액이 달라지는 것이라 생각됩니다. 중증환자 진료 대상자로 등록이 되면 국가에서 보조를 받으니 의료비가 크게 부담되지 않습니다. 하지만, 일반 환자가 되면 본인이 부담해야 할 진료비가 많아지게 되지요.


물론, 엄청난 고난도의 수술이라든지 신기술을 사용한다든지, 특별한 경우는 의료비 혜택이나 본인부담에 대한 적용기준이 다른 경우도 있겠습니다. 여기에서 말씀드리는 내용은 일반적인 경우입니다.




대장암으로 확진되어 수술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처음 시도한 국소 절제술을 실패하고 개복수술로 변경하여 재수술을 하게 되었습니다. 순조롭지 않았던 시작부터 수술 후 5년이 된 시점까지 다양하게 발생하는 후유증을 겪으며 고생스럽게 보낸 5년이었습니다.


4년째 되던 해, 중증진료가 만료되기 전에 다시 모든 검사를 마치면서 5년이 되는 순간이 되면 어떤 기분일까 상상해 보기도 했는데, 막상 5년째가 되었을 때 의외로 무덤덤했던 기억이 납니다.


처음에 암이라는 설명을 들었을 때도 놀랐다기보다는 현실 파악이 되지 않아서 진료실에서 무덤덤하게 들었던 순간이 있었는데, 5년이 지나고 치료가 잘 되었다는 설명을 들을 때도 무덤덤한 기분이었습니다. 확진받을 때도 그랬듯이 완치 판정을 받게 되는 시점에서도 차츰 시간이 지나면서 실감 나게 되더군요.


'아~ 5년이 지났어.

이제 난 암 환자가 아니야~'


천천히 실감 나고 지난 시간이 스쳐 지나가며 많은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




남들은 공감하지 못하겠지만, 혼자만 느끼는 감정에 눈물이 나기도 했습니다. 나중에 친구들이 축하를 해주고 가족들의 축하를 받으며 이제는 정말로 일반인이 되었음을 실감하며 마음을 쓸어내렸습니다.


그런데, 5년이 지나고 외래진료를 받던 날 선생님한테서 완치라는 단어를 들을 수가 없었습니다. 그냥 늘 하던 진료 때와 다름없이 이제 2년 후에 만납시다,라고 하시더군요.


'으잉? 2년 후에 만나자고? 나 완치 아닌가?'


의외의 말씀에 실망했다고 할까 당황했다고 할까, 그랬는데 아무튼 진료실 문을 나설 때까지 완치되었습니다, 라는 말을 듣지 못했습니다. 그렇다고 왜 완치라고 말해주지 않느냐고 따져 물을 수도 없어서 그냥 돌아서 나오며 실망스러웠던 마음이 가득했었습니다.




집으로 돌아가면서 곰곰이 생각해 보니 완치라는 말을 하지 않는 이유를 알 것도 같았습니다. 계속 관찰해야 하는 상황이고 5년이 지나도 후유증은 계속 남아있었으니, 완치보다는 생활하며 정기적인 관리를 해야 하는 상태가 맞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도, 대장암 확진 후 수술하고 치료받으며 5년을 잘 보냈으니 마음으로는 완치 판정을 해주고 싶었습니다. 스스로 그렇게 생각하며 이제는 아픈 사람이 아닌, 건강해진 일반인이 되었다고 말하고 싶었습니다.


저를 치료해 주신 선생님만 완치라는 단어를 쓰지 않는 것인지, 제 경우가 다른 사람과 달라서 완치 판정을 하지 않은 것인지는 모르겠습니다. 확인하고 싶지 않았습니다. 더 이상 좋지 않은 이야기는 듣고 싶지 않았나 봅니다.




즐겁게 지내며 몸 관리 잘하면서 건강하게 지내다가 2년 후에 만나자는 인사를 들으며 진료실 문을 나섰지만, 스스로 완치라고 생각하기로 했습니다. 여전히 약간의 불편함은 남아있더라도 안심할 수 있는 5년의 기간을 무사히 잘 지냈고 어쩔 수 없이 발생한 후유증을 안고 살더라고 이제는 보통 사람이 되었다는 것만으로도 즐거운 일입니다.


이제는, 또다시 아프지 않도록 내 몸을 잘 살피며 건강한 몸을 만들며 살아가야겠습니다.

건강은 건강할 때 지켜야 한다는 사실을 잊지 마시기 바랍니다.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