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타와 제네시스
"엄마, 제타와 제네시스~ 보기는 좋네"
"그래 보기 좋다, 누구 차니?"
"아버지가 사줬대~"
"그래? 우와~~ 아버지 멋지네~ㅎㅎ"
학교를 졸업하고 직장생활을 시작한 지 3년이 안되었다. 다행히 졸업하고 바로 취업이 되어서 안정적인 직장생활을 하고 있지만, 3년이 지나도록 아직도 취업을 못한 청년도 분명히 있을 것이다. 요즘 젊은이들은 월급을 받으면 저축보다는 본인들의 즐기는 삶을 더 중요하게 생각한다는 기사를 자주 봤다.
아무리 열심히 직장생활을 해도 집은커녕 좋은 차 한 대 사기도 쉽지 않다고 한다. 대학을 다니며 학자금 대출을 받은 경우라면 현실은 더 팍팍할 것이다. 대출금, 월세, 생활비를 스스로 해결해야 하는 젊은이들이 많다는 것을 안다. 그렇게 어려운 현실을 살고 있는 젊은이들이 보면 아빠 차를 타든 아빠가 사준 차를 타든, 그렇게 여유 있게 생활하는 것 자체가 부러운 일일 수도 있겠다. 어쩌면, 안정된 직장에서 생활하는 것을 보는 것만으로도 심술이 날 수도 있는 일이다.
대학을 졸업하고도 취업을 못해 현실이 불안한 상황이라면 저녁 먹고 친구와 만나서 차 한잔 하는 시간을 갖는 것이 쉽지 않을 수도 있겠다. 그런 경우를 생각하면 제 몫을 다 하고 있는 아들과 아들 친구가 기특하고 고맙기도 하다. 아빠 차면 어떻고 아빠가 사준 차면 어떠리.
아들 친구의 아버지는 아들이 취업을 하자마자 고급 자동차를 선물로 사줬다한다.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으면 충분히 그럴 수 있는 일이다 싶다. 출퇴근 시 필요해서일 수도 있고 학교생활을 마치고 취업한 아들이 기특해서 사줄 수도 있겠다. 아들은 그런 친구가 부러운 모양이다. 우리 아빠는 왜 그러지 못할까? 그런 생각을 하는 것은 아닐까 신경이 쓰인다.
아들아, 엄마가 니 나이 때는 집에 '차'라는 것이 없었단다. 자동차는커녕 택시를 이용하는 것도 아까웠던 시절이었단다. 아빠가 사준 차는 없어도 아빠 차를 탈 수는 있지 않니? 아직은 그렇게 지내도 좋지 않겠니?
언젠가는 아들 명의로 된 자동차가 필요할 때가 오겠지. 부자 아빠를 둔 친구가 부러웠던 아들에게 아빠 차라도 타고 나갈 수 있다는 거에 감사하라고 말했다. 아직 젊은데 너무 이른 나이에 허영심을 먼저 채우면 안 된다는 아빠의 생각이 답답하게 느껴질 수도 있겠지.
세상이 변했고 집은 없어도 차는 있어야 하는 시대라고 말한다. 필요하면 젊은이도 고급 승용차를 탈 수도 있고 아빠가 능력이 되면 좋은 차를 사줄 수도 있겠지. 편하게 살 수 있는 길이 있다면 그렇게 살도록 도와주는 것도 부모의 능력이겠지. 어릴 때는 잘 자라주기만 바랐는데, 어른이 된 자식은 또 다른 고민을 안겨주는구나.
부모의 역할은 어디까지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