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단미 Mar 14. 2023

그냥 짜장면 먹을걸..

야근하는 날

바쁜 날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계속되는 야근에 좀 지치기도 합니다. 예전에는 긴 시간 일하고 피곤한 몸으로 퇴근해도 자고 나면 거뜬하게 다시 시작할 수 있었는데, 이제는 피곤이 풀리고 개운하게 회복되는데 시간이 필요합니다. 그래도 책임을 다해 기한 내에 일은 마무리해야 하므로 지치더라도 힘내고 견디며 잘 보내야겠습니다.




퇴근시간이 지나고 야근으로 이어지면 열심히 일하다가 저녁을 해결해야 합니다. 어느 때는 중간에 일하는 리듬이 깨지는 것이 싫어서 저녁 먹기를 포기하고 계속 일을 하기도 합니다. 집중해서 하던 일을 마무리하고 사무실을 나서면서 배고프면 늦은 저녁을 먹고 참을만하면 그냥 굶기도 하고 그럽니다.


오늘도 업무에 집중하다 보니 저녁을 먹기가 애매하더군요. 배달음식은 싫고 나가서 먹고 들어오자니 시간이 많이 허비할 거 같아 그냥 일부터 하기 마음먹었습니다. 열심히 일하다 보니 어느새 시간이 훌쩍 지나 있습니다. 이왕 늦은 거 저녁 한 끼 굶자 생각했는데 동료가 배가 고프다며 저녁을 먹고 가자고 합니다.


사무실을 나서 먹자골목으로 들어섰습니다. 발걸음을 옮기며 뭘 먹을까 고민합니다. 가장 가까운 곳에 있는 설렁탕을 먹을까? 흠.. 설렁탕은 너무 뜨거워서 빨리 먹기에는 별로라서 패스합니다. 돈가스는 어떨까? 입맛 없어 부드러운 음식을 먹고 싶은데 돈가스는 깔깔하게 느껴져서 탈락입니다. 비빔밥은 어때? 흠.. 늦은 저녁에 비빔밥은 왠지 안 당겨서 지나칩니다. 보쌈은 부담스러워서 안되고 해장국집은 모두 술 마시는 분위기여서 건너뜁니다. 칼국수는 오래 걸려서 별로고 코다리찜은 매콤해서 속 아플까 포기합니다. 골목 끝까지 가면 엄마와 아들이 수제비를 맛있게 하는 작은 식당이 있습니다. 수제비를 먹어볼까 하고 문 앞에 섰는데 두 분이 졸고 계신 모습이 보여서 조용히 돌아섰습니다. 늦은 시간이고 얼마나 피곤하면 졸고 계실까 싶어서 방해하고 싶지 않아 수제비도 포기했습니다.




하~ 그렇게 많은 식당 중에 간단한 저녁 한 끼 먹을 수 있는 곳을 찾기가 이렇게 어려울 줄이야. 먹자골목을 헤매다가 그냥 갈까? 포기하는 마음으로 돌아섭니다. 배는 고프지만 딱히 먹고 싶은 것은 없고, 그냥 가자니 집에 가면 배고플 거 같아 고민하던 찰나에 중국집 간판이 눈에 들어옵니다. 짜장면을 먹어본지가 언제였더라? 늦은 시간에 면을 먹는 것이 부담스럽기는 하지만 빨리 먹을 수 있는 음식이고 아주 오랜만에 짜장면이 먹고 싶어지기도 해서 중국집 문을 열고 들어갔습니다.


늦은 시간이라 손님이 아무도 없습니다. 함께 간 동료와 함께 간짜장을 주문했습니다. 짜장면은 추억의 음식처럼 뭔가 기대감을 주는듯합니다. 짜장면이 더 맛있는데 간짜장을 주문한 이유는 간짜장 소스에 들어있는 양파를 좋아하기 때문입니다. 짜장에 볶은 양파가 아주 맛있어요. 잠시 기다리니 주문한 음식이 나옵니다. 역시 빠릅니다. 늦은 시간이라 손님이 없으니 기다리지 않아도 되고 기대만큼 아주 빠르게 간짜장이 나왔습니다. 배가 고팠는데 때가 지나서인지 아니면 피곤해서인지 추억 속의 맛있는 짜장면의 맛은 느끼지 못했습니다. 조금 아쉬운 마음이 드는군요.




늦은 밤 먹자골목을 헤매다가 겨우 찾아 들어간 곳이 중국집이었습니다. 간짜장 한 그릇 먹자고 이리저리 헤매고 다녔나 봅니다. 처음부터 그냥 짜장면 먹을걸.. 간짜장 한 그릇 먹고 퇴근합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출판 계약 후 이야기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