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단미 생각

오래된 사진을 보며

by 단미


아버님과 관련된 오래전 자료가 필요해서 시댁에 갔습니다. 앨범과 오래된 서류더미를 꺼내서 쓸 수 있는 자료를 찾느라 바쁜 와중에 앨범에 꽂힌 두 분의 젊은 시절 사진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곱게 차려입고 아이 손을 잡고 웃으며 걷는 아름다운 모습이 오래도록 시선을 잡고 놔주지 않았습니다.


제가 결혼하기 전에 찍은 사진으로 생각됩니다. 그 시절 부모님의 모습은 젊은이처럼 밝고 생동감 있는 모습이었습니다. 보는 저의 기분이 묘했고 괜히 뭉클한 마음에 울컥하는 마음을 참느라 애써야 했습니다.




나이 든 사람이면 누구나 젊은 시절을 지나왔겠지요. 어렵고 힘든 삶이었을지라도 시간이 지나고 돌아보면 새삼스러운 기분을 느끼게 할 때도 있지요. 좋은 기억 하나에 웃음이 묻어나고 즐거운 추억하나에 행복한 기억이 따라오기도 합니다. 오래된 사진 속에서 환하게 웃고 있는 두 분의 모습에서 즐거움이 묻어 나오고 생동감 있는 걸음걸이에서 젊음이 느껴집니다. 세월이 야속하다 생각됩니다.


세월이 담긴 앨범 속에는 두 분의 젊음이 보관되어 있었습니다. 생기 넘치고 활력 가득한 젊은 시절의 모습이 찡하게 다가옵니다. 어느 잔치에서인지 기분 좋게 술 한 잔 드셨는지 불그스름한 얼굴에서는 즐거움이 전해져 옵니다.


그 옛날에는 모든 가족이 모이는 행사가 왜 그렇게 힘에 부치는 일이었는지 모르겠습니다. 지금도 쉬운 일은 아니지만 적당히 요령을 부릴 줄 모르던 그때는 머리가 지끈거리는 일이기도 했습니다. 그렇게 싫었던 일도 세월이 지나고 보니 그리워집니다.




맏며느리로 시집왔지만 살림살이가 어설펐던 저는 집안 행사가 다가오면 큰 스트레스로 다가오기도 했습니다. 무사히 행사를 치르기까지 혼자 많은 생각을 하며 걱정을 한가득 안고 지내기도 했지요. 어른들 생신이나 집안 어른 제사 등 가족들이 모여야 하는 날이면 큰 숙제를 앞에 둔 것처럼 고민스러운 시간이 되기도 했습니다. 조금 더 큰 행사로 환갑이나 칠순 팔순잔치를 해야 할 때는 더 큰 고민을 안고 지내느라 그렇게 다가오는 행사는 누가 만들었는지 알 수 없는 원망스러운 마음이 들기도 했지요.


시부모님이 나이 들고 몸이 아프고 거동이 불편해지니 그렇게 힘들고 스트레스로 다가왔던 집안 행사가 그리워집니다. 온 가족이 모여 즐겁게 함께하는 시간은 축복이었습니다. 어른이 아프고 나니 명절은 간소하게 치르고 때 되면 치러야 할 잔치는 생각도 못 하게 되었습니다. 아픈 사람 있는데 잔치하는 거 아니라며 대부분 간소하게 지내게 되었습니다.




많은 사람이 모이는 것도 대가족이 함께하는 행사도 모두 건강할 때 할 수 있는 일이었습니다. 힘들고 스트레스라고 생각했던 그때가 행복한 시간이었다는 것을 이제야 알게 됩니다. 무엇이든지 할 수 있을 때 해야 한다는 것을 깨닫습니다. 오래전 사진을 보며 그 시절 속으로 들어가 한참을 머무는 시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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