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럴까?"
동료와 고민하다가 짜장면을 먹기로 하고 중국집으로 향했다.
우와~ 벌써 식당에 손님이 꽉 찼다. 겨우 한자리 남은 곳에 앉아서 짜장면을 주문했다.
지난주에 방아쇠수지증후군 수술을 했다.
하필 오른손이라 일상생활에 지장이 많다.
밥 먹는 것도 왼손으로 먹어야 하니 쉽지 않고
특히 젓가락질은 도저히 할 수가 없다.
쓰지 않던 왼손으로 모든 것을 해내야 하니,
새삼 오른손이 얼마나 많은 일을 했는지 생각하게 된다.
힘이 들어가는 일에는 오른손을 사용할 수 없는 상태에서 왼손만으로 할 수 있는 것이 많지 않더라.
양손을 쓰면서 당연스럽게 생각했던 일이 한 손으로는 이렇게 불편한 일이 될 줄이야.
그리하여, 요즘은 왼손을 사용해서 모든 일을 하고 있다. 물론 밥 먹는 것도.
자, 이걸 어떻게 먹어야 할까?
젓가락이 힘드니 포크가 필요하다.
잠시 생각하며 머뭇거리고 있을 때,
붕대가 감긴 제 오른손을 보신 사장님이 포크를 주셨다.
"아이고~ 불편해서 어째요~ 잠깐 기다려봐요~"
그러시더니, 포크를 저에게 주시고 가위를 가지고 오셨다.
면에 짜장을 붓고 젓가락으로 골고루 버무려주시더니 가져온 가위로 먹기 좋게 잘라주신다.
포크로 먹기 좋을 만큼 적당히 잘라주시며 "이 정도면 먹기에 좀 편하겠지요?" 하신다.
덕분에 포크를 사용해 왼손으로도 짜장면을 아주 맛있게 먹을 수 있었다.
사무실이 밀집해 있는 빌딩숲 식당은 점심시간이 엄청 바쁜 시간이다.
몰려오는 손님을 응대하느라 정신없다.
그런 와중에도 여유를 가지고 짜장면을 잘 먹을 수 있도록 배려해 주셨다.
사장님의 친절한 배려에 마음이 따뜻해졌다.
세상에 이렇게 따뜻한 마음을 보여주는 사람이 있어서 감사하다.
당분간 불편한 손으로 생활해야 하지만,
불편함으로 인해 가끔 이런 기분 좋은 경험을 할 수 있어 위로가 된다.
막연하게 그럴 것이다, 짐작으로 느끼는 아픔과 불편함은
실제로 겪는 아픔과 불편한 생활과는 많은 차이가 있다.
세상에서 내가 겪는 아픔이 제일 크다고 하지요.
남의 아픔과 불편함을 다 헤아리지는 못하더라도,
상대방을 배려하는 마음이 존재한다면 세상은 더 많이 따뜻해지지 않을까?
짜장면을 비벼주신 중국집 사장님처럼.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