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쪽 눈이 감기지 않네요"

이건 또 무슨 일이랍니까?

by 단미


평소에 뒷목이 자주 아팠습니다.

직업병이려니 했어요.

하루 종일 컴퓨터 앞에 앉아서 일하는

자세가 목과 어깨 통증으로 나타났습니다.

아프면 정형외과를 찾아 물리치료를 받고

약 처방을 받는 반복되는 증상을 안고 지낸 지 오래입니다.


추석 연휴를 보내고

특별히 힘들지도 않은 시간이었는데

쉬는 동안 긴장이 풀려서일까,

여기저기 아프고 개운하지 않더니,

목과 어깨 통증이 눈물이 날만큼 심한 아픔으로 찾아왔습니다.

연휴라서 병원을 갈 수가 없어

이틀을 고생하며 참아야 했습니다.

밤에는 너무 아파서 잠을 잘 수가 없더라고요.






연휴가 끝나고 병원을 갔습니다.

목과 어깨가 아파서 찾아간 정형외과 선생님이

제 눈을 보며 대뜸 묻습니다.


"눈이 원래 그랬어요?"

"눈이 왜요?"


"한쪽 눈이 감기지 않네요"

"네?"


전혀 느끼지 못했는데 눈이 감기지 않는다니..

눈이 좀 이상하네요~ 하시면서 진료를 했고

목과 어깨에 물리치료를 받고 돌아왔습니다.

거울 앞에서 한참을 살펴보았습니다.

눈을 깜박이는데 눈이 감기지 않습니다.

느낌은 감기는데 모습은 눈을 뜬 상태입니다.

동료들에게 물어봤습니다.

이상해 보인다네요.






이건 또 무슨 일이랍니까?

암 진단을 받고 아픈 몸 추슬러 이제 좀 적응할만하니,

또다시 시련을 주는 건 아니겠지요?

아픔을 겪고 나니,

조금만 이상해도 겁부터 나고 무섭습니다.


치료받고 나으면 되지 하는 마음은,

시시때때로 무너지고,

시간이 지날수록 약해지고 불안해지는 마음,

그 시간들을 버텨내는 것이 정말로 힘겨웠습니다.


또다시 경험하고 싶지 않은 시간입니다.

아프기 전에는 알지 못했어요.

건강하다는 것이 얼마나 큰 행복인지..







눈꺼풀의 작은 움직임 하나로

얼굴 모습이 바뀐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찰나로 움직이는 눈 깜박임이 얼마나 큰 역할을 하는지 예전에는 미처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건강하다 자만하며 몸을 홀대했던 시간에

벌이라도 내리듯 큰 아픔을 선물하더니,

그것으로 부족하다 여기는 것은 아니겠지요?


아주 절박하게 건강의 소중함을 알았고

내 몸을 아껴야 한다는 걸 충분히 깨달았습니다.

또다시 아픈 선물은 사양하고 싶어요.


눈꺼풀의 움직임이나

손가락의 상처마저도

소홀히 대하지 않을 겁니다.

다시 아픈 몸이 되고 싶지 않아요.


눈꺼풀의 안부를 물으러 가야겠습니다.

내 몸은 소중하니까요.


별일 없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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