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단미 생각

정말 행운이라 생각합니다

내 마음 보여주기

by 단미



살면서 행운이라고 생각할 만큼 어떤 일로 인해 크게 덕을 보거나 이득을 얻거나 부를 누리거나 등등.. 그럴만한 일이 있었던가 생각해보니 크게 기억에 남는 일이 떠오르지 않습니다. 큰 행운이 있었는데도 잊고 사는 것인지, 그것이 행운인지도 모르고 살아온 것인지..


대부분이 그랬듯이, 어릴 적 환경은 모두가 가난했으므로 그 가난을 벗어나기 위해 더 빠른 철듦을 경험하게 된 것이 행운이라면 행운일까요. 무던히 애쓰고 노력하며 성실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물려받은 어려운 환경이 오히려 행운일 수도 있었겠다 싶습니다. 돌아보면 정말 열심히 성실하게 부지런히 살아온 시간입니다.


어떤 삶을 살더라고, 성실함으로 포장된 그 시간 속에는 정말 많은 일들이 들어있다는 사실을 알아야겠습니다. 보이기도 하지만 보이지 않는 많은 부분들이 모여서 성실함을 받쳐주고 있을 테니까요.






하루라도 출근을 하지 않으면 큰 일 나는 줄 알았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맡은 임무가 대단한 것도 아님에도

결근하면 안 되는 줄 알았던 시절, 아마도 돈을 벌지 않으면 안 되었던 현실을 그대로 반영하는 모습이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직장인 초년 시절에 다져진 출근에 대한 강박증은 긴 세월이 흘러도 여전히 변함없이 존재합니다.


집이 아닌 다른 곳에 내 자리가 있다는 것이 행복을 안겨주는 일이란 것을 나중에야 알았습니다. 그토록 열심히 출근하다 보니, 어느새 그곳은 내가 가야 할 곳,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하는 곳, 다른 사람이 대신할 수 없는 내 자리를 만들어 주었습니다. 할 수 있는 일이 있고 만날 수 있는 사람들이 있고 하고 싶은 일을 도전해 볼 수 있는 자리를 가지고 있다는 것이 큰 행복이란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정말 즐겁게 살아가는 사람들도 많지만, 즐겁고 행복한 사람보다 아픈 사람이 먼저 와 닿습니다. 아마도 아파보니 그 아픔 속에 존재하는 또 다른 아픔이 느껴져서 그럴지도 모르겠습니다. 아픔을 겪지 않은 사람이 없을 정도로 다양한 모습으로 아픔을 안고 살아가는 모습을 보게 됩니다. 아픔을 표현하는 사람들의 모양새도 다양해서 모든 것을 내보이는가 하면, 절대 보여주지 않는 사람들도 많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토해내듯, 아픔을 표현함으로써 위로를 받는 저는 글쓰기를 할 수 있음에 감사함을 느끼기도 합니다.

제가 글쓰기를 통해 위로받듯, 모두가 본인만의 다양한 방법으로 아픔을 견디며 위로받으며 살아가겠지요.

어떤 방법으로든 아픔은 털어낼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한 번뿐인 인생에 찾아온 아픔은

어쩔 수 없이 받아들여야 하겠지만, 그것을 이겨내고 털어내며 잘 살아가는 것은 내 몫이니까요.






겪지 않았으면 더 좋았겠지만, 이왕 저에게 찾아온 아픔을 잘 다스려 보낼 수 있어서 다행이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대장암을 조기에 발견하고 빠른 치료를 통해 다시 예전의 모습을 찾아갈 수 있는 상태가 되어가는 것, 그것만으로도 정말 다행스러운 일이라 생각했는데, 또다시 찾아오는 새로운 병들은 삶을 흐트러트리고 지치게 합니다.


그럼에도 끊임없이 포기하지 않는 일상을 이어갑니다. 큰일 날 것처럼 출근을 계속하고 좋아하는 산행을 하고 사람들을 만나 소통하면서 나를 놓지 않으려고 애를 쓰며 살고 있습니다. 삶을 포기하기에는 너무 억울하잖아요. 아픈 삶도 건강한 삶도 모두 내 삶인 것을요. 몸을 건강하게 관리해주지 못해서 많이 미안해하면서 살아갑니다.





직장을 그만둬야 하나 위기가 찾아오기도 했지만 포기하지 않고 내 자리를 지키고 있습니다.

생각지도 못한 아픔으로 죽을 만큼 힘들었어도 잘 견디며 이겨냈고 일상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또다시, 안면마비로 인해 새로운 불편함을 겪으며 일상을 방해받고 있지만, 이 또한 적응하며 보내고 있습니다.


상황이 좀 더 심각해서 직장을 그만둬야 하거나, 더 많이 아파 치료가 불가능하거나,

말초성 안면마비가 아니라 중추성 마비로 더 많은 불편함을 주는 마비가 찾아왔더라면 어땠을까요?

생각하기 나름이라고 이만하길 다행이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많은 일들을 겪으며 살아가는 인생입니다. 특별하지 않아도 보통의 일상, 평범함이 곧 행복이라는 것을

절실하게 느끼는 요즘입니다. 직장을 잘 다니고 있는 것도, 그럭저럭 무난하게 일상을 유지해나가는 것도

모두가 다 행운이라고 생각되는 요즘입니다.


정말 이만하길 다행이다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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