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마음 보여주기
결근하면 안 되는 줄 알았던 시절, 아마도 돈을 벌지 않으면 안 되었던 현실을 그대로 반영하는 모습이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직장인 초년 시절에 다져진 출근에 대한 강박증은 긴 세월이 흘러도 여전히 변함없이 존재합니다.
집이 아닌 다른 곳에 내 자리가 있다는 것이 행복을 안겨주는 일이란 것을 나중에야 알았습니다. 그토록 열심히 출근하다 보니, 어느새 그곳은 내가 가야 할 곳,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하는 곳, 다른 사람이 대신할 수 없는 내 자리를 만들어 주었습니다. 할 수 있는 일이 있고 만날 수 있는 사람들이 있고 하고 싶은 일을 도전해 볼 수 있는 자리를 가지고 있다는 것이 큰 행복이란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토해내듯, 아픔을 표현함으로써 위로를 받는 저는 글쓰기를 할 수 있음에 감사함을 느끼기도 합니다.
제가 글쓰기를 통해 위로받듯, 모두가 본인만의 다양한 방법으로 아픔을 견디며 위로받으며 살아가겠지요.
어쩔 수 없이 받아들여야 하겠지만, 그것을 이겨내고 털어내며 잘 살아가는 것은 내 몫이니까요.
겪지 않았으면 더 좋았겠지만, 이왕 저에게 찾아온 아픔을 잘 다스려 보낼 수 있어서 다행이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대장암을 조기에 발견하고 빠른 치료를 통해 다시 예전의 모습을 찾아갈 수 있는 상태가 되어가는 것, 그것만으로도 정말 다행스러운 일이라 생각했는데, 또다시 찾아오는 새로운 병들은 삶을 흐트러트리고 지치게 합니다.
그럼에도 끊임없이 포기하지 않는 일상을 이어갑니다. 큰일 날 것처럼 출근을 계속하고 좋아하는 산행을 하고 사람들을 만나 소통하면서 나를 놓지 않으려고 애를 쓰며 살고 있습니다. 삶을 포기하기에는 너무 억울하잖아요. 아픈 삶도 건강한 삶도 모두 내 삶인 것을요. 몸을 건강하게 관리해주지 못해서 많이 미안해하면서 살아갑니다.
직장을 그만둬야 하나 위기가 찾아오기도 했지만 포기하지 않고 내 자리를 지키고 있습니다.
생각지도 못한 아픔으로 죽을 만큼 힘들었어도 잘 견디며 이겨냈고 일상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또다시, 안면마비로 인해 새로운 불편함을 겪으며 일상을 방해받고 있지만, 이 또한 적응하며 보내고 있습니다.
상황이 좀 더 심각해서 직장을 그만둬야 하거나, 더 많이 아파 치료가 불가능하거나,
말초성 안면마비가 아니라 중추성 마비로 더 많은 불편함을 주는 마비가 찾아왔더라면 어땠을까요?
생각하기 나름이라고 이만하길 다행이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많은 일들을 겪으며 살아가는 인생입니다. 특별하지 않아도 보통의 일상, 평범함이 곧 행복이라는 것을
절실하게 느끼는 요즘입니다. 직장을 잘 다니고 있는 것도, 그럭저럭 무난하게 일상을 유지해나가는 것도
모두가 다 행운이라고 생각되는 요즘입니다.
정말 이만하길 다행이다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