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단미 Feb 07. 2024

카페라테가 아주 맛있는 단골 카페 사장님께

어릴 때 꿈이 있었습니다. 아주 어린것은 아니고요, 고등학교 때부터 막연하게 꿈꾸었던 것이 있었는데 바로 카페주인이 되는 것이었어요. 그 당시 카페가 흔하지도 않았는데 어찌 그런 꿈을 꾸게 되었는지 기억이 나질 않습니다. 아마도 TV에서 보고 카페에 대한 환상을 갖게 된 것은 아닌지 생각해 봅니다.


조금은 현실적이지 않은 카페주인이 되고 싶은 꿈을 꾸었는데요, 오십이 넘은 지금도 그 꿈을 놓지 않고 품고 사는 듯합니다. 그렇다고 카페를 해보려고 적극적으로 뭔가 계획을 세우거나 목표를 정해서 도전하는 일은 하지 않습니다. 그저 로망 같은 가슴속에 품고 있는 꿈이랄까요.


어릴 적에는 현실을 모르는 꿈이어서 막연했고 지금은 꿈을 이루기에는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그저 꿈으로만 가지고 있는 거 같습니다.


이유 없이 그냥 예쁜 카페를 운영하면서 살고 싶었던 것은, 철없는 소녀의 꿈이었지요. 하지만 마음속에 하고 싶은 일 하나쯤 품고 사는 것도 좋았습니다. 비록 이루지 못했지만, 앞으로도 이루지 못할 가능성이 더 크지만 그래도 좋습니다.


매일 가지는 못하지만, 얼굴을 익힐 만큼은 드나드는 거 같습니다. 변함없이 늘 선한 웃음으로 맞아주시고 무엇보다 제가 좋아하는 카페라테를 아주 맛있게 만들어주셔서 너무 좋습니다. 어쩜 제입맛에 딱 맞게 만들어주시는지 놀랍습니다. 자주 보니, 늘 마시는 메뉴를 기억해 주시고 챙겨주시는 마음도 감사해요.


"카페라테 드시지요?, 아메리카노는 연하게 드시고~"


직장동료와 함께 방문하면 취향을 기억했다가 말씀해 주셔서 처음에는 놀랐고 시간이 지나면서 기분이 좋았습니다. 카페도 장사인지라 오는 손님들 얼굴을 기억하고 입맛을 기억해야 한다는 것을 알지만, 그래도 좋습니다. 모든 손님에게 똑같이 대해주시겠지만, 받는 입장에서는 기분 좋은 일입니다.


자주 가는 카페가 있다는 것은 그곳 마음에 들었다는 것입니다. 입맛에 맞는 음료가 있고 분위기도 취향에 맞기 때문이지요. 거기에 손님을 대하는 사장님의 마음이 느껴져서이기도 합니다. 아마 그것이 제일 큰 이유가 아닐까요? 사람이 사람을 대할 때 느낌이라는 것이 있잖아요.


어릴 적 꿈꾸었던 카페 사장이 되지는 못했지만, 요즘도 카페를 갈 때마다 막연하게 동경합니다. 내가 만약 이곳을 꾸려나간다면 어떻게 할까? 나라면 어떻게 했을까? 생각해 보곤 합니다. 


커피에 잘 어울리는 과자를 곁들여 주는 섬세함을 배우고 진한 전통차를 마시며 인간미 가득한 사장님의 마음을 헤아려봅니다. 집이나 직장 가까운 곳에 단골카페가 있다는 것은 마음 든든한 일이기도 합니다. 유난히 커피 한잔이 생각날 때, 혼자 차 한잔하고 싶을 때, 퇴근길에 직장동료와 수다를 나누고 싶을 때 등등.. 마음 편하게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장소가 있다는 것이 참 좋습니다.


단맛이 없어도 달콤함을 느낄 수 있는 카페라테를 마실 수 있고 사람을 반갑게 맞이해 주는 사장님의 선한 웃음이 있는 그곳, 저의 단골 카페입니다. 그 모습 그대로 그 맛을 지키며 오래오래 그곳에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맛있는 카페라테 감사해요, 사장님. @단골손님 단미드림.



이미지 : 픽사베이

이전 14화 엄마김치를 보며, 엄마에게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