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단미 생각

인생은 극복해 나가는 것

by 단미

하필, 몸이 으슬으슬 춥고 컨디션이 좋지 않음을 느낀 날이었다.


이른 아침, 사설구급차를 예약하고 시댁으로 향했다. 누가 봐도 병원에 가야 하는 상태임에도 병원 가기를 거부해 오다가, 강한 설득에 겨우 허락을 받고 병원으로 향했다. 검사결과를 보지 않아도 모든 것이 정상이 아님을 예상하기에 충분할 만큼 상태는 좋지 않다. 구급차를 타고 가는 내내 주문을 외듯 아프다는 소리가 끊이질 않는다. 그토록 아프면서도 병원을 거부한 이유는 그곳에 가면 죽을 거 같은 심리적인 요소가 강하게 작용한 것은 아니었을지.


젊고 건강했던 시절에는 아프기 전에 미리 검진하는 것은 물론, 평소에도 건강한 생활습관을 유지해 해 오던 것을 알기에 지금의 이 상황이 낯설고 안타까움이 크다.


입원 일주일이 지나도록 크게 변화된 모습은 없다. 좋지 않은 모든 것을 치료한다고 해도 더 좋아지기보다 현 상태를 유지하는 정도일 뿐, 큰 기대는 할 수 없다는 현실을 확인하게 되었다는 것이 또 서글프다. 더 나빠지지 않게 유지할 수 있을 만큼 필요한 치료를 위해 입원기간이 길어질 수밖에 없는데, 그 와중에도 집으로 가고 싶다고 졸라대는 모습을 보며 또 한 번 안타까움이 커진다.


중증환자가 모여있는 병동에서 모든 것이 자유로울 수 없고 움직이기 위해서는 누군가의 도움을 받아야만 하는 현실을 인정하는 것이 본인도, 바라보는 가족도 쉽지 않다. 아프기 전에는 볼 수 없었던 처음 보는 낯선 행동에 당황스러운 가족의 마음을 본인은 절대 알 수 없을 테고, 본인이 느끼는 비참함을 가족이라고 다 알 수 없겠지.


하필 그날, 으슬으슬 춥다가 덥다가 온전하지 못한 몸상태였을까. 입원시키고 면회 다녀오고 지켜보며 신경 쓰느라 며칠 동안 쉬지 못한 대가는 고스란히 몸상태로 나타났다. 감기몸살로 고생한 보람도 없이 왜 병원에 데려왔냐며, 도움 안 되는 사람이라고 원망 섞인 말씀을 하셨단다. 원망 듣자고 한 일은 아닌데 몸이 아프니 마음에 없는 말을 막 뱉어내는 건가 싶기도 하고, 생경한 시아버지 말씀에 맥이 탁 풀리고 난 지금 잘하고 있는 건지 의문이 들기도 했다.


가족이라 해도 내 맘 같지 않은 사람들, 환자를 대하는 생각이 다름을 확인할 때 난 또 그 마음이 낯설어진다. 내가 기대하는 것과 돌아오는 것의 차이가 커서 그 차이에 괜한 상처를 받게 되는 현실이 아프다. 가까운 곳에서 함께 생활한다는 것이 모든 것을 다 껴안아야 하는 것은 아닐 텐데, 모든 것을 위임한듯한 그들의 행동에 화가 쌓여가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그럼에도 아픔을 견디고 지금보다 더 아프지 않기 위해 이겨내야 하는 시아버지도, 아프고 화가 쌓여가는 현실을 맞닥뜨린 나도 마음을 다독이며 이 시기를 잘 지나가야겠지. 누군가 그랬듯 인생은 극복해 나가는 것이니까. 이 또한 각자에게 주어진 인생이니까.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