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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단미 Oct 28. 2020

쉼, 잘하고 계신가요?

이제는 잘 쉬어야 할 때.


쉼, 살면서 제대로 쉬어본 적이 있었던가 싶습니다. 산후조리 빼고는 온전하게 쉼을 가지는 시간이 없었던 거 같기도 하고. 쉼이라는 것이 직장생활 중 며칠 휴가를 내서 직장에서 벗어난 시간 말고, 그냥 아무것도 안 하고 생각조차 없이 멍하니, 그렇게 보낸 시간이 진정한 쉼이라고 합니다. 그렇게 아무것도 안 하고 쉼의 시간을 갖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라고 하지요. 어느새 머릿속에 들어온 꽉 찬 생각들로 온전한 쉼이 되기 어렵다는 것이지요. 온전한 쉼의 시간을 갖기 위해서는 연습이 필요하다고 합니다. 쉼의 시간, 잘 보내고 계신가요?





돌아보면 언제나 분주한 날들이었습니다. 출근하면 일하기 바쁘고 집에 있으면 집안일로 바쁘고, 그런저런 시간 중간중간 크고 작은 일을 만나며 정신적으로 바쁘고, 그 여파로 몸도 바쁘게 보내기 일쑤였지요.
몸과 마음이 지쳐 더 이상은 못살겠다고 아우성을 치는데도 그걸 들어줄 생각은커녕, 그 아우성 자체를 인식하지도 못한, 그야말로 너덜거리는 시간을 보낸 날들이었습니다.

"난 힘들지 않았어,
할 만했어,
해야 하는 일이었어,
누구나 그만큼은 하면서 살아.."

이렇게 생각하며 난 그저 열심히 산다고 생각했지요. 몸이 그렇게 아우성을 쳐대는데도 말이지요.
정말 어처구니없게도 스스로를 혹사시키며 몸의 반응에는 너무 무관심했던 겁니다.

저는, 제가 아주 건강한 몸인 줄 알았습니다. 충분히 그 모든 걸 다 견딜 만큼 건강하다고 믿었는데, 더는 못 참겠다는 듯이 반란을 일으킨 몸의 반응에 놀랐습니다. 이제는 더 이상 봐줄 수 없다는 듯이 너무 소홀히 대하는 것에 대해 혼내는듯합니다. 정신이 번쩍 나도록 혼난 후에야 돌아보게 되었습니다.






몸이 아프다는 건, 많은 것을 포기해야 하는 상황과 절망스러운 마음까지 덤으로 함께 옵니다. 몸이 생각지도 못한 상태가 되고, 경험하지 못한 난처한 상황을 맞이하게 되면서 받게 되는 충격이 꽤 큽니다. 너무 당황스럽고 놀란 마음이 진정이  되지 않습니다. 이런 현실을 피해서 어디론가 숨고 싶은 마음이 되기도 하지요. 지금도 여전히 그런 마음이 존재하지만, 마음을 다잡아봅니다.  느리게 충격에서 벗어나게 되면서 현실을 받아들이는 시간 마주하게 됩니다.


어느 박사님 말씀에 의하면, 처음 당하는 일 충격이지만, 그걸 받아들이고 인정하면 편해진다고 합니다. 발버둥 치고 발악해봐야 바뀌지 않는 현실이거늘, 거부하면서 머리 싸매고 고민해봐야 달라지지도 않고 그 스트레스로 인해 더 좋지 않은 상황이 이어진다는 것이지요. 


맞는 말씀입니다. 현실 인정하는 것이 금방 쉽게 되지는 않지만, 받아들이자고 마음을 먹었습니다. 피할 수 없는 현실이고 겪어내야 한다면 버티고 잘 이겨내는 것이 내가 할 일이라 생각했지요. 하지만, 쉬운 일은 아니더랍니다.  당황스러운 현실을 인정하고 받아들이고 마음이 정리되기까지 한 달이 걸렸습니다. 아직도 갈팡질팡 불안한 마음이 요동치기도 하지만, 처음보다는 많이 진정이 되었다고나 할까요?






몸과 마음, 삶이 힘들면 어떤 상태로든 탈이 나는 것 같습니다. 힘듦을 판단하고 느낄 줄 알아야 하겠습니다. 내 몸의 상태를 알아주고 쉼을 선물하는 것, 꼭 필요한 일입니다. 더 늦기 전에 해야 할 일이기도 합니다.


진정한 쉼의 시간을 갖는 것,
열심히 사는 만큼 온전하게 잘 쉬는 시간도 마련해야겠습니다.


쉼, 잘하고 계시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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