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몇을 제외한 많은 친구들이 나와 비슷한 가난한 환경이었는데도 불구하고 난 가난이 정말 싫었다.
그 기억이 싫어서 잘 사는 친구가 싫었던 적도 있었고
아무리 열심히 일해도 부자가 되는 것이 쉽지 않은 나의 현실도 싫었다.
아무리 발버둥 쳐도 쉽게 벗어날 수 없는 현실에서 발악하게 만든 것은 나 자신이었다.
남들보다 못한 환경에서 좀 더 나은 나 자신을 만들기 위해 몸부림친 것도 그랬다.
가난은 빨리 철들게 만들었고 혹독한 현실의 맛을 빨리 맛보게 했다.
기댈 수 있는 배경이 없는 환경에서 맨땅에 헤딩해봤자 머리에 상처만 남길 테지만,
일하고 배우고 익히고 잠시도 쉴 틈을 주지 않고 억척스러운 삶을 살게 한 것도 나 자신이었다.
남들만큼 잘 살아보려고 발버둥 치며 아등바등 살아온 것도 그렇다.
누가 시키지도 않았지만, 나는 당연히 맞벌이를 할 생각을 가지고 살았다. 오랜 직장 생활을 했으면 결혼하고 잠시 쉬고 싶을 만도 한데, 나는 쉬지 않았다. 쉼의 시간을 갖는 순간 애써서 이루어놓은 삶이 뒤처지게 될 거 같은 조바심이 있었다. 다시 남들보다 뒤처지는 삶을 살고 싶지 않아서 동동거리는 삶을 선택한 것도 나 자신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