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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단미 Nov 26. 2020

요즘 내 곁에 두는 말 '쉼'

난, 힘들지 않았어!                    



아프기 전에는, 살면서 그 흔한 감기 한번 걸린 적 없이 건강하게 잘 살았습니다. 아파서 병원에 갈 일도 없었고 약국에 갈 일도 없었지요. 건강하게 병치레 없이 지내온 시간이 감사할 뿐입니다. 그래서 그랬을까요?

제가 엄청나게 건강한 줄 알았습니다. 아프지도 않고 저에게 주어진 삶이기에  때로는 씩씩하게 때로는 힘든 일도 무리 없이 잘 헤쳐나갔으니까요.


그렇게 지나온 시간이 힘들다고 생각한 적이 없었습니다. 하루가  피곤할 때는 있었어도 힘들어서 못하겠어, 더 이상은 안돼!라는 생각은 하지 않았던 거 같아요. 아마도, 내가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했던 거겠지요.


가끔은 맥 빠지는 날도 있었고

어느 땐 아주 뿌듯한 날도 있으면서

같은 듯 다르게 꾸준한 삶을 살아왔습니다.

난, 힘들지 않았어!라고 생각하면서.




후회하지 않게



힘들지 않다고 생각했던 것은, 느낌 그대로 그냥 생각이었나 봅니다.

마음은 힘들지 않았고, 생각도 힘들지 않았으나 몸은 힘들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어찌 보면, 내 몸이어서 내가 할 일이어서 힘들어도 무심한 듯 그냥 묻어둔 것은 아니었을까 싶네요.


몸과 마음이 힘들 때 힘들다고 표현하시나요? 저는 힘든 부분은 어지간하면 표현하지 않고 살아온 거 같아요. 남들에게는,  좋은 일에는 좋다고  잘 된 일에는 정말 잘 되었다고, 힘들다고 하면 힘내라고, 격려와 위로의 말은 잘해줍니다.


그런데, 제가 힘든 것은 잘 표현하지 않고 살았던 거 같습니다. 나를 표현하는데 아주 인색했습니다.

그냥 당연스럽게 해야 한다고 생각하며 받아들이고 말았던 거 같습니다. 그렇게 지낸 것이 조금은 후회가 됩니다.


나를 표현하는 것, 좋은 것은 좋다고 말하고 싫은 것은 거절하기도 하고 힘들어서 마음이 아픈 것은 밖으로 표현하며 내뱉었어야 하나 봅니다. 안 하던 것을 나중에 새삼스럽게 하게 되면 부작용이 따르더군요. 그때는 안 그랬는데 왜 이제 와서 그러냐며, 하면 안 되는 것을 하는 것처럼 의아해하기도 합니다.


참으며 표현하지 않고 지내온 지난 세월은 나를 그런 사람으로 포장해 놓았습니다.

지금부터라도 달라져야겠습니다. 시간이 지나고 후회를 남기고 싶지 않습니다.



쉼, 잘하고 계시나요?



건강할 때는 쉼을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많은 것을 포기해야 하는 삶이 되었을 때, 그제야 뒤돌아보게 되더군요.


아, 내가 쉼을 모르고 살았구나.

이렇게 살면 안 되는 거였구나.

더 잘 살기 위해서는 잘 쉬는 시간을 가져야 하는구나.

행복한 삶을 위한 쉼을 가져야겠다.


조금 늦은 듯하지만, 이제라도 쉼의 시간을 갖습니다.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위한 시간, 몸과 맘이 힘들다고 아우성치기 전에 내가 먼저 챙겨줘야겠습니다.


쉼, 잘하고 계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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