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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단미 Dec 01. 2020

이렇게 먹고 삽니다

나의 돈벌이


천리안을 아시나요? 컴퓨터를 켜고 인터넷을 이용하고자 천리안에 연결을 하면 스르르르~ 하는 이상한 기계음이 들리면서 인터넷에 연결이 되었습니다.  전화선을 이용해서 그렇게 연결된 인터넷이라고 해도 지금처럼 광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었던 것은 아니었고, 주로 채팅을 이용하는 정도로 사용했던 기억이 납니다.


PC 통신 천리안을 사용하고, 직장에서의 일은 처음부터 끝까지 수기로 작성하던 직장 생활이 생각납니다. 회계업무를 하는데, 모든 것이 수기로 진행되다 보니 전표 발행을 하고 집계를 내고 결산을 하는 과정이 엄청난 시간이 소요되는 작업이었습니다.  결산 시즌이 돌아오면 밤을 새우는 일이 허다했지요.


그렇게 배웠던 회계업무는 지금까지 저의 돈벌이로 자리 잡고 있고, 업무와 연관된 지식은 저의 보이지 않는 재산이 되었습니다.  그 시절에 비교하면 지금은 너무 다른 환경에서 일을 하고 있는 것이지요.  모든 것이 수동적이었던 업무환경은 모두 전산화로 바뀌었고 밤을 새우며 처리했던 일들이 손가락 노동으로 쉽게 마무리가 되기도 합니다.


20대에 직장 생활을 하면서 부러웠던 일이 있었습니다. 바로 대기업에 다니던 친구들이었는데요, 저의 근무환경과 많이 다르게 생활하는 친구들이었어요.  예쁜 유니폼을 입고 나보다 높은 급여를 받으며, 시내 한복판의 높은 빌딩에서 근무하는 환경을 많이 부러워했던 기억이 납니다.  뭔가 있어 보이는, 겉으로 보이는 모습에서 기가 죽기도 했지요.


시간이 흐르면서 대기업에 다니던 친구들이 하나 둘 퇴사하기 시작하는데도 저는 계속 자리를 지키고 있었습니다. 자발적으로 퇴사를 한 것인지, 본인 의사와 상관없이 퇴사를 해야 하는 상황이 되었는지 알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확실한 것은 제가 아직까지 돈벌이를 하고 있다는 것이지요. 그때 제가 부러워했던 친구들이 모두 그만두었는데도 말이죠.  그리고 지금은 그때 그 친구들이 저를 부러워합니다. 아니, 저의 돈벌이를 부러워합니다.


화려해 보이는 것이 다 좋은 것은 아니었나 봅니다.  결과적으로,  저는 작지만 알뜰하게 실속을 챙기며 돈벌이를 유지해가고 있습니다.  앞으로 얼마나 유지될지 알 수는 없지만, 현재가 중요하니까요. 먹고사는데 지장이 없을 만큼 돈벌이가 되어준 저의 직장이 고마워집니다.


그 시절에는 이렇게 오랫동안 돈벌이를 하고 있을 거란 생각을 못 하고 살았습니다.  같은 일을 지금까지 하고 있을 것을 알았다면 진로가 좀 바뀌지 않았을까 생각됩니다.  공부를 해서 전문자격증을 취득하고 독립적으로 운영해 볼 수 있는 자격을 얻었다면  월급을 받는 위치가 아니라 월급을 주는 위치가 되었을 수도 있지 않았을까 생각하니, 좀 아쉽긴 합니다. 한 치 앞을 모르는데 장래의 일을 어찌 알았겠습니까, 그것이 인생이지요.


돈벌이 잘 되시나요? 오랫동안 직장 생활로 돈벌이를 이어가고 있는 저는,  요즘 퇴사 후의 돈벌이로 뭐가 좋을까 궁리하고 있습니다. 직장 생활을 언제까지 할 수 있을지 단정 지을 수 없기 때문이지요. 그중에 한 가지로 블로그를 통한 돈벌이를 원하고 있지만, 현실은 그리 만만하지 않습니다.  지금도 하고 있는 돈벌이를 그토록 오래 할 줄 몰라서 미래를 위한 준비를 못 하고 현실에 안주하며 살아온 지난 시간을 발판 삼아, 앞으로의 돈벌이를 위한 준비는 좀 잘해보고 싶은 마음입니다.


당장 눈에 보이는 것은 없을지라도 늘 생각하며 방법을 찾다 보면 길이 보이지 않을까요? 모두가 꿈꾸는 디지털 노마드의 삶을 실현해보고 싶은데, 아직은 많은 공부가 필요해 보입니다.  세상을 살아가기 위해 꼭 필요한 저의 돈벌이는 꾸준한 직장 생활이었습니다. 퇴사 후에는 어떤 돈벌이로 살아가게 될지 기대해봅니다.


여러분의 돈벌이는 무엇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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