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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단미 Dec 12. 2020

인생 책이 뭐냐고 물으신다면

당신의 인생 책은 무엇인가요?

책을 많이 읽었다고 생각하는데요.

인생 책이 뭐냐고 물으면 딱 꼬집어 말할 수 있는 책이 없어서 당황스럽습니다.

한 달에 열 권씩 책을 읽었던 적이 있었습니다.

책을 읽기 시작하면 몇 시간을 앉아서 꼼짝 안 하던 시간도 있었고 진득하니 읽을 수 없을 때는 오며 가며 책을 손에 들고 다니며 짬짬이 읽을 때도 있었지요.


최근 들어 몸 상태가 좋지 않은 관계로 책 읽는 것에 집중을 할 수가 없어서

진득하니 책을 읽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 핑계로 손에서 책을 놓고 지낸 지 오래되었네요.


한번 읽은 책을 두 번씩 읽게 되는 경우는 별로 없는 거 같아요. 감동을 받아 두 번 세 번 여러 번 읽는 분들이 많던데, 저는 책도 그렇고 영화도 그렇고 심지어 드라마도 한번 보고 나면 두 번 보게 되는 경우는 극히 드물답니다. 인생 책이라고 꼽을 만한 책이 없는 이유가 그래서일까요?


책을 읽는 순간에는 깨달음도 있고 감동도  받게 되는데요, 지나고 나면 또 잊히는 책이 되고 맙니다.

그냥 읽기만 하는 건지, 읽어도 설렁설렁 대충 읽게 되는 것인지, 인생 책이 될만한 책이나 어느 한 구절이 떠오르지 않습니다.


이렇게 떠오르지 않은 기억이 어이없기도 하네요.

나름 책 읽는 소녀라고 소문이 나기도 했었는데 말이지요.

아마도, 그래서 메모를 하는 건가 봅니다.

메모하는 습관이 잘되지 않았던 시간이 후회되기도 합니다.


책을 좋아하기도 하고 서점을 좋아하기도 합니다

그래서 일부러 서점에 가서 책을 구입하기도 하는데요, 동네 서점도 좋고 대형서점도 좋아합니다.





언젠가 별마당 도서관에 갔을 때 찍어둔 사진인데요, 저 위에 있는 책은 어떻게 꺼내지? 궁금해하기도 했답니다.

별마당 도서관을 구경도 하고 책도 사고 앉아서 책을 읽다가 왔던 기억이 납니다.


이렇게 시시때때로 책과 가까이하며

책 읽기를 즐기는데요, 왜 뚜렷하게 기억에 새겨지는 책이 없을까요?


속상합니다. 제가 책을 좋아하고  읽기 시작한 것은 스무 살이 넘어서였습니다. 학교 다닐 때는 책과는 거리가 멀었던 것으로 기억이 됩니다.


오히려 직장 생활을 시작하면서 책을 가까이하게 되었습니다. 출퇴근 시간에 지하철이나 버스에서 책을 읽기 시작하면서 책에 관심을 갖게 되었고

책을 읽는 것이 즐거워졌습니다.


처음에는 소설을 읽기 시작했고,

그다음에는 자기 계발서를 열심히 읽었고, 이어서  에세이, 산문, 수필 등등 분야를 가리지 않고  

좋아했습니다. 가장 최근에는 시에 관심이 생겨서 시집을 읽기 시작했습니다.


소설가 중에서 한수산 님이 기억에 남아요,

또 김진명 님의 소설에 빠져서 그분의 소설을 빠짐없이 다 읽기도 했고, 직장 생활 초기에 한창 붐이었던 대기업 총수들의 자기 계발서를 열심히 읽기도 했습니다.


가장 최근에 읽은 시집으로는 박경리 님의 우리들의 시간과 버리고 갈 것만 남아서 참 홀가분하다,를 읽었고 이 시집을 읽으면서 예전에 읽었던 토지를 떠올리기도 했습니다. 토지를 읽으며 정말 대단하신 분이라는 생각을 했거든요.


그 외 다수의 시집을 읽었는데 역시 시는 어렵습니다.


이렇게 책과 관련된 지난 시간을 되돌아보아도

여전히 인생 책이라고 꼽을만한 책을 기억해 내지 못했습니다. 책 읽기를 좋아하고 분야를 가리지 않고 모든 분야의 책을 읽기도 했지만, 그냥 책만 읽었나 봅니다.


뚜렷하게 남는 결과 없이 그냥 스치고 지나간 책 읽기가 된 것 같아서 속상하지만, 어느 순간, 어떤 일과 관련해서 한 페이지가 떠오르기도 할 것이고

읽었던 많은 책들의 내용은 그대로 기억 속에 남아있을 것이니, 그것으로 인생 책을 대신해야겠습니다.


당신의 인생 책은 무엇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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