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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단미 Jan 25. 2021

좋아하는 일과 해야 하는 일

20대부터 시작한 직장생활이 50대까지 이어지고 있다.  이렇게 오래 직장생활을 유지하고 있을 거라는 생각을 해보지 못하고 이어져 온 시간이다.  만약, 20대에 직장생활을 시작하면서 난 50대가 될 때까지 직장생활을 계속할 거야, 라는 계획을 가지고 있었다면 어땠을까? 50대가 되도록 유지하고 있는 직장생활의 모습이 많이 달라지지 않았을까?

지난 시간을 돌아보면 그냥 무던하게 일을 하며 유지해 온 시간이 아쉬운 사람들도 많을 것이란 생각이 든다.  계획적인 삶을 살았다면 좀 다른 인생이 되었을 수도 있었을 거라는 생각이 드는 것은 나만의 생각일까?

오늘은 남들과 다르지 않은 평범하게 직장생활을 하는 50대 여성이 해야 하는 일에만 열중하는 삶이 아닌,  좋아하는 일을 찾아 실천하는 삶을 살았으면 하는 마음을 나누고자 한다.





지금보다 더 젊은 날에는 특별히 좋아하는 일이 없어도 즐거운 일이 많았다. 친구를 만나는 시간 자체만으로 즐겁고 신나는 일이었다. 그렇게 재밌는 시간을 보낼 때는 특별히 좋아하는 일을 찾지 않아도 아쉬운 마음이 없었다.

함께 어울리는 시간이 그저 좋아하는 일인 것인 양, 두루두루 어우러지는 시간을 즐기기에 바빴다.

이런저런 여러 가지 취미생활을 접해보면서 맛보기만 느끼고 금방 시들해지기 일쑤였던 젊은 날을 돌아보며 안타까운 마음이 드는 것은,
스스로 무엇을 좋아하고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진지하게 생각해보지 않은 시간 이어서일 것이다.

50대가 되면서 좋아하는 일을 찾았다. 글쓰기를 좋아하고 산에 오르는 것이 좋다. 즐겁고 행복하다 라고 느끼게 되는 일을 찾았다는 사실이 감사할 뿐이다.

생각을 나누는 글을 쓰면서 홀가분하게 해소되는 감정을 느끼고, 땀 흘리며 힘들게 산에 오르며 성취감을 느끼게 된다. 그 누구와 함께 하지 않아도 혼자서도 즐거움과 행복을 맛볼 수 있는 일을 찾은 것이다.







젊은 날을 지나 어른의 입장이 되어가면서 좋아하는 일보다는 해야 하는 일이 많아진다.  의무가 많아지는 입장에서 좋아하는 일을 먼저 내세워 실천하는 일이 쉬운 일은 아니다.

부모님을 모시는 일도 자녀를 양육하는 일도
스스로의 일상을 챙기는 일도 모두 해야 하는 일이다. 직장인의 경우 한 가지가 더 있다.  내가 맡은 업무도 잘해야 한다.

직장생활을 하면서 좋아하는 일을 하기 위해서는 해야 하는 일 중 어느 한 가지를 내려놔야 하는 경우가 생긴다. 부모님이나 자녀에게 쏟아야 할 관심이 덜 해진다든지, 가족의 일상생활에 필요한 일에 소홀해질 수 있다. 그렇다고 직장인이 업무에 소홀할 수는 없는 일이니, 개인적인 일에서 시간을 할애하는 것이리라.

직장인 여성으로 해야 하는 일은 업무뿐만 아니라 가정에 관련해서도 해야 하는 일이 아주 많다. 이런저런 사유로 본인이 좋아하는 일보다 해야 하는 일을 우선시하는 경우가 대부분인  것이다.








좋아하는 일을 포기하고 해야 하는 일을 열심히 한다고 해도 누군가 나서서 내가 좋아하는 일을 챙겨주지는 않는다.  

산을 좋아하는 내가 주말에 산에 가고 싶지만, 가족 중 누군가 주말에는 집에 있기를 바란다고 산에 가는 것을 포기한다면, 나는 언제나 누군가를 위해 양보하는 사람으로 인식될 것이다. 내가 무엇을 좋아하고 하고 싶어 하는지 알지 못할 것이다.

퇴근 후에 조용히 글을 쓰고 싶은데, 가족 중 누군가 가 함께 티브이 시청을 하거나 영화를 보자고 해서 그 일에 동참한다면, 나는 또 티브이 보는 것을 좋아하고 같이 영화 보는 것을 좋아하는 것으로 인식될 것이다.

가족과 함께 보내는 시간이 소중하지만, 항상 희생하는 시간으로 채워져서는 안 될 것이다. 많은 것을 포기하고 희생하는 시간을 보낸 50대 여성의 직장인이라면 이제는 내가 우선이 되어보면 어떨까?

가족들의 도움과 이해를 받아낼 줄도 알고 나의 주장을 내세워 포기하지 않는 의지도 키워보면 어떨까?

젊은 나이부터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자리 잡았다면 더없이 좋겠지만, 그렇지 못했더라도 이제부터는 해야 하는 일에 열심히 듯, 좋아하는 일도 열심히 하자고 독려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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