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양이 질 무렵의 산책길
강아지를 보며
찌르륵 소리를 들으며
흘러가는 강물 위를 지나며
그렇게 어둠이 올 때까지 걸으며
나는 생각한다
다음엔 강아지로 태어나리라
사랑하는 이를 언제든지 기다리리라
졸졸 뒤꽁무니만 따라도 예쁨 받으리라
아무 대가 없이
강아지라는 이유로
사랑받을 이유가 충족되리라
다음엔 왜가리로 태어나리라
높은 곳에서 무한한 꿈을 펼쳐보리라
가끔은 강물로 목을 축이리라
비릿함이 몸을 적시어도
아무 근심 없이
다시 비상하리라
다음엔 태양으로 태어나리라
뜨겁게 하루를 시작하리라
식지 않는 몸으로 세상을 품으리라
그 무엇도 올려다보지 않으며
아무 욕심 없이
이 하루를, 나를 불태웠다면
그것으로 만족하리라
인간답지 않으리라
이다음엔
인간이 아닌 나답게 살아가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