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리 러버

by 미미빵집

딸랑


“어서오세요”


“라즈베리 스무디 주세요”


“죄송하지만 지금 베리류가 다 떨어져서요.”


“하.. 스트로베리 스무디요”


“손님 베리류는 다 떨어져서 주문이 안 될 것 같습니다”


“허참, 그러면 도대체 뭐가 되는데요?”


“베리류 빼고 전부 주문 가능하십니다”



카페 알바를 하며 만났던 손님 중 아직까지 생생하게 기억 남는 몇 분이 계신다. 베리 러버 손님이 그중 한 분이다. 베리류는 주문할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베리류 음료만 찾으시던 손님. 결국 손님은 아무런 음료를 시키지 않으신 채 밖으로 나가버렸다.


안에서 밖이 보이는 유리 차창으로 나의 얼굴과 목 사이쯤에 꽂히는 손님의 손가락이 보였다. 음료 주문이 다 안 된다고만 한다는 둥 동행 분에게 조금 전의 썰을 푸느라 정신이 없으셨다. 베리 손님에게만큼은 모든 음료가 sold out 상태였으니, ‘다 안 된다고만 한다’는 말이 틀린 말은 아니었다.


이후로 재료 소진이 두려웠고 무엇보다 반가워야 할 저 딸랑 소리가 무척이나 반갑지 않았다.


카페에는 수많은 손님이 찾아왔고 동시에 여러 가지 기분을 가질 수 있었다. 만남의 시간은 상대적으로 짧았지만, 순간의 만남으로 하루의 기분이 바뀌기도 하였다.


소중한 모두에게는 매 순간도 소중했으면 좋겠다. 그래서 딸랑은 언제나 반가운 소리로 기억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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