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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소예 Apr 05. 2022

샤베트의 봄

진저 캣의 일기

샤베트는 낮은 울타리 아래 화단에 뾰족한 꽃봉오리가 생기면 화사한  옷을 옷장문에 걸어 놓습니다. 샤베트의 봄을 위한 의식은 그렇게 시작합니다. 마음 같아선 두꺼운 겨울 스웨터를 벗고 가벼운   차림으로 돌아다니고 싶지만 지난번에 심한 목감기에 걸린 뒤로는 봄을 맞는 일에도 신중하기로 했습니다.

그래서 매일 창문을 열어 얼굴을 내밀어요. 뺨에 닿는 바람은 부드러운지, 햇살은 따사로운지, 벚꽃은 얼마나 떨어졌는지, 화단의 꽃봉오리는 얼마나 자랐는지를 점검하며 날을 기다리죠. 그러다 바람과 햇살과 꽃의 모든 조건이 흡족한 날이 되면 호들갑스럽게 친구들을 불러 모아 잠깐의 피크닉을 즐긴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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