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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소예 May 04. 2022

그림책 작가의 책방 - 엄지공주

책방 시나몬베어

엄지공주 / 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센 원작, 아니카 에스테롤 글, 아나스타샤 아키포바 그림/ 임정은 옮김 /느림보


꽃잎을 이불로 덮고 자는 엄지공주가 어떤 시련을 만나고 어떤 결말로 끝나는지 기억이 안나는 거예요. 여러분은 기억하세요?

엄지공주가 두꺼비에게 납치되어서 나비와 풍뎅이와 들쥐와 두더지, 제비 등 온갖 숲 속 친구들을 만난다는 걸 전혀 기억 못 했던 이유는 책으로 읽지 않고 전해 들었기 때문인 것 같아요. 그 애매모호한 기억을 분명하게 잡고 싶어서 그림책으로 다시 읽었습니다.


징그럽고 아슬아슬하고 안타까웠다가 한숨짓고 겨우 안도하게 되는 것은 엄지공주처럼 순진한 사람에게 유독 세상이 험하고 잔인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일까요. 마냥 곱고 예쁘기만 한 이야기는 아니었어요.

제가 특히 눈여겨본 것은 이야기 속에 다양하게 등장하는 캐릭터들인데요, 작가는 그저 보기에 예쁘고, 귀여워서 선택한 게 아니라 각각의 동물과 곤충의 습성을 잘 알고 그에 맞는 상황과 환경을 이야기 속에 잘 녹여냈다는 점이에요. 머리가 아닌 자료 조사를 기반으로 상상하고 이야기를 구성하는 중요한 태도를 이 책에서 다시 한번 확인했습니다.


안데르센은 덴마크 오덴세에서 태어났어요. 아버지는 가난한 구두 가게의 주인이었고, 어머니는 세탁부로 일을 하는 어려운 형편의 가정이었습니다. 그는 굴곡 많았던 자신의 인생을 모델로  '인어공주', '성냥팔이 소녀', '미운 오리 새끼', '눈의 여왕', '벌거숭이 임금님' 등 반짝이는 상상력과 아름다운 문장을 지닌 작품을 탄생시켰습니다.

그런데 안데르센은 자신의 이야기가 아동 문학으로 분류되는 것을 몹시 불쾌하게 생각했다고 해요.

" 내 이야기는 어린이뿐 아니라 어른을 위한 이야기이다. 어린이는 내 작품의 표면을 이해할 뿐이고 성숙한 어른이 되어서야 내 작품을 온전히 이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의 말은 조금 오만하게 들리지만 그림책이라는 장르에 대입해보니 공감이 갔어요. 아직도 책방 문을 여는 많은 분들이 ", 애들 보는 책이네."라고 말씀하시거든요. 그럼 저는 "아이들도 보고, 어른들도 보는 그림책이에요. "하면서 결코 유치하지 않은 그림책들을 꺼내서 보여 주어요. 사실 위대한 작품은 연령을 넘어서지 않나요?


안데르센에 대한 이야기를 하니 올 3월에 아동 문학계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센'상을 우리나라의 이수지 작가님이 받았다는 걸 알리고 싶어요. 저는 오래전부터 이수지 작가님의 팬이었는데요 수상을 다시 한번 축하드리고 다음엔 이수지 작가님의 그림책을 소개해 볼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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