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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소예일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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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소예 Mar 08. 2023

새들이 노래하고 그네가 흔들렸다.

집에 차를 놓고 책방까지 걸어서 갔다.

봄이 오면 꺼내 입으려고 기다렸던 예쁜 아이보리색 코트를 입고 백을 크로스로 멘 뒤 서둘러 걸었다. 책방문을 1시에 열어야 하는데 벌써 5분 지각이었다. 그래서 느긋하게 주변을 둘러볼 여유가 없었다.

뺨에 닿는 바람은 김포답게 살짝 차가웠지만 햇빛은 봄과 팔짱을 끼고 있었다. 새들은 목청을 뽐냈고 숲길 테니스장에는 그네가 흔들렸다.    


그네에는 하얀 모자에 노란색 옷을 입은 할머니와 검은색 모자와 잠바를 입은 할아버지가 나란히 앉아 있었다. 그네의 움직임 속에서 두 분의 희끗한 머리가 햇빛을 받아 반짝였다.

나는 분주했던 걸음을 멈추고 그 모습을 동영상으로 담았다.

삐리리삐리리 새소리가 담기고 끼익 끼익 그네 소리가 담겼다.

그리고 고단한 삶 뒤에 찾아온 평화와 믿음이 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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