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책하는 진저캣
지난주 수요일,친구가 나를 위해 밥상을 차려 주었다.
그 밥이 자꾸만 생각난다.
내 친구는 식탁을 닦고 반찬을 준비하면서 무슨 생각을 했을까? 아마 내가 읽지 못한 마음이 들어 있었겠지. 우리의 38년 우정이 그 안에 녹아 있었겠지.
누군가 차려준 밥상을 먹는 게 참 오랜만이었다.
그러고 보니 작년 코로나에 걸렸을 때 우리 애들이 밥상을 차려서 문 앞에 놓아주었었지.
나는 정성스럽게 차려진 또 다른 밥상을 기억한다. 역시나 38년 우정 클럽 미미소나의 또다른 친구가 초등학교 때 차려준 밥상이다. 부모님이 식당을 하셔서 늘 집에서 혼자 밥하고 빨래를 하던 내 친구는 나에게 김치찌개를 곧잘 끓여 주었었다. 그 애의 밥은 맛있었고 방은 뜨끈했으며 나는 매일 그곳이 우리 집이었으면 했다. 초등학생의 나를 키운 건 내 친구의 밥이었다.
상을 차려본 사람은 안다.
그 수고로움이 얼마나 고마운지를.
그 손길이 얼마나 따사로운지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