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과 나는 커튼을 빨아서 걸고, 먼지가 낀 유리창과 창틀을 닦았다. 데크에 세워놓고 방치했던 자전거의 먼지도 닦고 겨울 내내 쌓였던 낙엽도 그러모아 버렸다.
나는 마음에 끼어있던 서러움과 허무함을 함께 닦고 잡생각을 쓰레기봉투에 넣어 버렸다.
요 며칠, 책임 있는 어른이 된다는 것, 자애로운 엄마가 된다는 것의 무게를 느끼며 삶의 고단함에 빠져 있었다. 그 고단함을 털어내듯 대청소를 했다.
마음을 빡빡 닦으니 무지개가 보였다.
나는 다시 고독과 서러움을 느끼게 될 거다. 부모의 자리가 그런 거고, 삶이 무르익어 간다는 게 그런 것일 테니깐.
그럼 다시 청소를 하고 꽃병에 꽃을 꽂으며 무지개를 찾아 나서야지. 잊지 말아야지.